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이 선적상한선(실링)을 강하게 조이는 방법으로 운임 인상을 꾀하고 있다.
선사들은 올해 5기(9~10) 실링을 80%로 정했다. 전기(7~8월)보다 5%포인트(p),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p 높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96%에 비해선 16p 낮은 수치다. 올 한 해 한일항로 실링은 75~80%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수기였던 1기(1~2월)와 4기(7~8월)엔 75%였고 그 외 기간은 모두 80%로 운용됐다.
성수기인 9~10월 실링이 80%대로 정해진 까닭에 목표 달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선사들은 9월 한 달 설정된 할당량을 모두 채웠다고 전했다. 특히 한일 무역분쟁 이후 약세를 띠었던 수입화물이 계속 강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 7개월간 물동량 수송실적을 보면 수입화물의 상승세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해상 물동량은 104만2200TEU를 달성,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1만9600TEU에 견줘 2.2% 늘어났다.
이 중 수출화물은 0.5% 늘어난 20만600TEU, 수입화물은 18% 늘어난 19만44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화물은 7개월 중 2~5월 4개월간 감소세를 띠었으나 수입화물은 플러스 성장 행진을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5%대를 기록한 2월과 3월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거뒀을 뿐 아니라 6월과 7월엔 각각 31% 38%의 폭증세를 보였다.
선사 관계자는 “1년 반가량 부진했던 수입화물이 올해 들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기저효과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일본 제품 수입이 호조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운임은 인상 움직임이 포착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9월 국적 근해선사의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나고야·요코하마) 한신(오사카·고베)행 공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60~275달러 선을 기록했다.
원양선사와 해외 선사들이 받는 운임은 155달러에서 475달러 사이다. 우리나라 HMM은 180달러, 홍콩 OOCL은 155달러를 부과했다. 머스크 자회사인 씨랜드는 오사카행 운임을 지난달과 같은 475달러로 설정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연초 20~50달러에 비해 3배 이상 급등한 뒤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이후 3달째 TEU당 150달러를 기록 중이다.
선사들은 최근 컨테이너 장비 부족난으로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점을 들어 250달러 선인 수출운임을 3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최근 한신항로 운항그룹 중 B그룹의 운항사가 바뀌면서 용선료가 크게 올랐다는 점도 인상 요인 중 하나다.
9월 말부터 B그룹 운항사는 동진상선 장금상선에서 동영해운 흥아라인으로 교체됐다. 2척의 선박 중 동진상선의 <동진포춘>이 동영해운의 <페가수스프라임>으로 바뀌었다. 흥아라인은 모회사인 장금상선이 투입했던 <하카타보이저>호를 용선해 계속 운항한다. 수송능력은 2척 모두 700TEU급 안팎이다.
선사 관계자는 “컨테이너박스가 부족해 박스 임대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용선료가 폭등해 운임 인상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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