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러항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반기엔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1월부터 11월까지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8만9120개를 실어날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 평균 물동량은 3940TEU로 보스토치니행 화물은 2222TEU, 블라디보스토크행은 1718TEU를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9.5%, 10.8%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러항로는 1분기 코로나의 영향으로 부진하면서 일부 선사들은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실시하기도 했다. 2월 말부터 물동량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4월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휴일 및 재택근무 등 제한조치를 실시하면서 물동량이 줄어들었다.
전통적 강세 품목인 중고자동차는 자동차 부품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바이어들의 활동이 제한을 받으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러시아 정부의 도시봉쇄 조치(록다운)가 마무리된 6월 중순끼지 부진이 이어졌다.
한러 수출항로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물동량 회복세가 이뤄졌다. 스노타이어 등 겨울에 소비되는 계절성 화물이 전통적인 성수기(7월~10월) 때 집중 수송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주 평균 물동량은 3636TEU를 기록한데 반해 8월부터는 4천TEU를 넘기 시작했다. 특히 보스토치니로 향하는 물동량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극동 러시아 항만에서는 컨테이너의 폭증으로 처리가 지연되면서 8월부터 11월까지 적체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3분기 들어 한러항로에 진출한 선사들이 많아지면서 선복난에 시달리는 한러 수출항로는 숨통을 틔웠다. 8월말 MSC, 9월초 에미레이트쉬핑, 9월 중순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순차적으로 우리나라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컨테이너항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선사들은 서비스를 개시한 주에는 물량을 많이 실어 나르지 못했지만, 이후 항차부터는 만선을 기록했다.
시황 강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운임 약세를 면치 못했던 한러항로 수출운임은 4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10월 주당 물동량 5천TEU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선사들은 운임회복(GRR)을 실시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11월1일로 TEU당 100달러, 12월1일부로 TEU당 150달러를 부과해, 12월초 기준 운임은 650~700달러 수준으로 연초 400달러선에 비해 60~75% 올랐다.
유럽항로의 선복난이 심화되고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을 이용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다. TSR로 물량이 몰리면서 컨테이너 장비 부족 현상과 선적이월(롤오버)이 빈번히 발생했다. 12월 들어 계절성 화물이 줄어들면서 화물적재율(소석률)은 평균 97%로 소폭 낮아졌다.
선사 관계자는 “러시아는 1월초 일주일 이상의 신년연휴가 있어 연말까지 물량 밀어내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물동량 강세는 내년 1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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