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일항로의 물동량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선사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운임은 9월 말 오른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9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13만43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15만2800TEU에 견줘 12% 감소했다. 수출화물은 2% 늘어난 2만8100TEU, 수입화물은 8% 감소한 2만1400TEU로 각각 집계됐다. 환적화물은 지난해 10만1800TEU에서 올해 8월 8만4800TEU로 17% 감소했다. 그나마 수출화물이 4월 이후 5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건 고무적이다. 수입화물과 환적화물은 올해 내내 역신장했다.
1~9월 누계는 11% 감소한 127만9900TEU에 그쳤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물동량이 반 토막 나다시피 했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찾아온 두 자릿수 감소세다. 한일항로 물동량은 올해 한 번도 플러스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할 만큼 장기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6월 이후 4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이어가는 실정이다.
10월에도 약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일항로를 오간 10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3% 감소한 20만3800TEU를 기록했다. 수출에서 11% 감소한 10만8000TEU, 수입에서 8% 늘어난 9만5800TEU를 냈다. 한근협 통계에서 줄곧 부진을 보여준 수입물동량이 높은 성장세를 띠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운임은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발 일본 주요지역 수출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 안팎을 기록 중이다. 외부에 공표되는 현물운임과 정부에 신고만 하고 외부 공개되지 않는 장기계약운임 모두 비슷하다. 하반기 들어 선사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5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장기계약운임이 현물운임 수준까지 올라온 뒤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간다는 점은 선사들에게 힘이 되는 대목이다.
수입항로 운임은 50달러 안팎으로 파악된다.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수입운임은 수출운임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선사들이 터미널조작료(THC)를 깎아주는 이른바 마이너스운임으로 수입화물 운송이 이뤄진다는 얘기도 들린다.
수입항로 부진으로 컨테이너장비 재배치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자 선사들은 부대운임 도입으로 항로 채산성 제고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한근협 회원사들은 12월1일부터 수출화물에 한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달러의 컨테이너불균형비용(CIC)을 부과할 계획이다. CIC는 도착지에서 징수한다.
선사들은 여세를 몰아 선적상한선(실링)을 조여 200달러선까지 운임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6기(11~12월) 실링은 79%로 결정됐다. 5기(9~10월)의 75%에 이어 두 기간 연속 70%대다.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11~12월에 실링을 70%대로 정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2009년에도 이 기간 실링은 85%였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선적예약이 12월 항차까지 모두 끝났을 만큼 전 선사들이 실링을 넘어섰다”며 “이를 계기로 180달러 이상으로 운임을 인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신설 소식으로, 장금상선과 흥아라인은 지난 13일 부산-도호쿠홋카이도서비스3(THS3)을 확장해 구시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시로 기항 요일은 매주 토요일이다. 신항로엔 1000TEU급 안팎의 용선 3척이 운항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