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5월 선사들은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느라 분주한 한 달을 보냈다. 수요 부진에 대응한 선사들의 대규모 블랭크세일링(임시휴항)이 선복 부족으로 이어졌다. 다만 선사들은 여전히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진단키트를 중심으로 화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강세를 보였던 자동차부품 등이 받춰주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선사들에게 골칫거리다. 선사들은 5월 물동량 감소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내륙운송 물동량이 현저히 줄어든 데다 운송기간 또한 평소 대비 약 2~3일 더 소요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선사 관계자는 “4월부터 빠진 물량이 5월에 바닥을 친 뒤 다음달부터 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는 전년 대비 물량이 최소 30%까지 감소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의 감편은 이달에도 계속됐다. 머스크와 MSC가 결성한 2M은 아시아-북미항로에서 선복 감축을 진행 중이다. 대상은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연결하는 서비스 펠리컨(TP88) 노선이다. 아시아발 기준 4월26일 출항(18째주), 5월10일(20째주) 출항하는 일정이 결항했다. 오션얼라이언스도 4~5월 아시아-북미항로에서 23항차를 결항한다. 북미항로에선 서안 남부 13항차, 서안 북부 5항차, 동안 5항차씩 결항한다. 서안 남부에선 PSW 1~3, 6~10 8개 노선이 대상이다. PSW1이 5항차, PSW9가 2항차 결항하고 나머지는 각각 1항차씩 중단한다.
선사들의 대규모 결항에도 운임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5월15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686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528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상승했다. 동안행 운임은 FEU당 2542달러를 기록, 전월 2637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이상 하락했다.
물동량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4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수출항로)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한 125만4300TEU를 기록했다. 마이너스를 냈지만 전달 감소폭(-17%)에 비해 개선됐다. 1위 중국은 8% 감소한 67만3900TEU에 그쳤다. 미중 무역분쟁에 코로나까지 터지며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반면 2위 우리나라는 13% 증가한 15만3700TEU를. 3위 베트남은 33% 폭증한 9만6400TEU를 달성했다. 1~4월 누계 물동량은 6% 감소한 474만2200TEU였다. 4월 미국발 아시아 10개국행(수입항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49만3500TEU였다.
한편 우리나라 HMM(옛 현대상선)과 SM상선 등이 뱃머리를 대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항이 컨테이너 처리능력을 끌어올린다. 밴쿠버항은 코로나로 발생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방정부에 ‘로버츠뱅크터미널2 프로젝트’ 승인을 요청했다. 3개 선석이 있는 신규 터미널을 지어 컨테이너 취급능력을 50%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연방정부 독립심의위원회는 올 가을 프로젝트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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