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 물동량이 약세로 돌아섰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 5월 주 평균 물동량은 3039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3200TEU에 견줘 5% 감소했다. 수요 약세는 보스토치니행 물동량의 부진이 원인이다.
같은 달 보스토치니행 주 평균 물동량은 지난해 1800TEU에서 올해 1550TEU로 14% 감소했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행 물동량은 1400TEU에서 1480TEU로 소폭 늘어났다. 전달에 비해선 감소 폭이 크다.
4월 주 평균 물동량은 3415TEU였다. 보스토치니행 1770TEU, 블라디보스토크행 1640TEU다. 5월 들어 두 자릿수의 낙폭을 보인 셈이다. 선사 관계자는 “5월 상순까지 주 평균 3400TEU를 유지하다가 중순 이후 급락했다”고 전했다.
한러항로 주 평균 물동량은 지난 1월 3000TEU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보이다 2월에 3600TEU로 급상승한 뒤 4월까지 3400TEU대를 기록했다. 특히 4월엔 전년 대비 13%의 성장세를 찍은 터라 5월의 부진이 못내 아쉬운 상황이다. 6월 들어서도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선사들의 우려가 크다. 물동량 감소로 보스토치니 노선 소석률(화물적재율)은 80% 이하로 떨어졌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보스토치니로 가는 물동량이 심한 하락세를 띠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우리나라에서 환적되는 중국발 러시아행 물동량이 크게 감소한 게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7월 이후엔 다시 상승세를 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러항로에선 겨울용 계절성 화물이 여름에 집중 수송된다. 특히 겨울철에 스노타이어를 의무 장착해야 하는 현지 법 규정에 따라 타이어 운송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운임도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장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0달러 안팎을 기록 중이지만 일부 대형화주 또는 장기계약 운임의 경우 크게 할인된 금액이 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 신설로 공급이 늘어난 데다 물동량까지 급락한 게 원인이다.
현대상선과 러시아 페스코는 지난달 1000TEU급과 1200TEU급 선박을 각각 앞세워 부산-보스토치니, 부산-블라디보스토크항로를 개설했다. 이 노선엔 프랑스 CMA CGM도 페스코의 선복을 빌려 참여하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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