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발 미국행 물동량이 4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율을 인상하면서 취항선사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 민간 통계서비스 데카르트 데이터마인에 따르면 4월 아시아 10개국발 미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동월 대비 2% 증가한 126만TEU로 집계됐다.
점유율 1위인 중국은 올 들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한국 대만 베트남은 호조를 보였다. 선적지별로 보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7.3% 감소한 56만2000TEU로, 5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 한국은 3.5% 증가한 13만6000TEU, 3위 대만은 21% 증가한 8만TEU, 4위 베트남은 33% 증가한 7만2000TEU를 달성했다.
아시아발 미국행 1~4월 누계는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506만4000TEU였다. 중국발 실적이 5% 감소한 290만6000TEU를 기록하며 물동량 감소를 이끌었다. 미국발 아시아행 수송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53만2000TEU로 집계됐다. 최대 점유율인 중국이 30% 감소한 16만TEU로 부진하며 실적악화를 견인했다.
운임은 미국 동안이 파나마운하청(ACP)의 흘수(배가 물에 가라앉는 깊이) 제한으로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서안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1500달러대를 밑돌며 정체를 보였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5월10일자 상하이발 미국 서안행 컨테이너 운임은 FEU당 1442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1600달러대에서 150달러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안행 운임은 FEU당 2710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년 전인 2364달러와 비교해 14.7% 높은 수준이다.
동서 간 운임차이는 최근 1100달러 이상으로 벌어졌다. 해양수산개발원은 “과거 무역전쟁 등과 같이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운임이 1400달러 이상으로 벌어진 경우는 있었으나 최근 운임이 횡보하는 시기에는 이례적이며 운임 패턴이 어떻게 지속될지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안에서는 ACP의 흘수 제한으로 선복난이 지속되고 있다. 선사들은 톤수 제한으로 실어야할 품목이 제한되다보니 화물을 선적이월(롤오버)하느라 분주한 한 달을 보냈다. ACP는 파나마운하의 엘니뇨 현상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갑문 흘수를 4월30일 13.41m로 제한한 데 이어 5월28일엔 13.11m로 낮췄다.
선사들은 더욱 엄격해진 흘수 제한으로 100%의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의 임시휴항에 톤수 제한까지 맞물리며 동안항로는 현재 선복이 없어 난리”라며 “화물이 2주 동안 롤오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이달 진행한 운송계약(SC)이 지난해보다는 성공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북미 서안은 FEU당 1400~1600달러, 동안은 2500~2700달러로 전년보다는 높은 운임에서 계약이 이뤄졌다.
한편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율을 25%로 인상하면서 해운업계엔 어두운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 저널오브커머스는 “장기간의 관세 전쟁이 지속된다면 미국 수출입 물량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운임 전망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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