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벌크선 시장 거래를 주도해온 케이프사이즈 선박 매매가 올해 들어 뚝 끊겼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매매 거래는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케이프를 제외한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등의 선형이 같은 기간 80척 이상 거래된 것과 크게 대조된다.
현재 매매시장에서 10~15척의 케이프선박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만 최종 계약엔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매매는 지난 2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7년 90척 지난해 80척이 각각 거래됐다. 1분기만 놓고 보면 2017년엔 31척, 지난해는 8척이 거래됐다.
지난해는 전년 연말까지 1700선 때까지 올라갔던 운임지수(BDI)가 1100선 때까지 떨어지면서 1분기에 거래량이 급감했다가 2분기 이후 시황이 회복세를 타면서 다시 20척대를 회복했다.
올해 1분기의 거래 실종은 시장 불황에 따른 케이프 선박 가격 하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베셀즈밸류 측은 선령 15살짜리 18만t(재화중량톤)급 케이프사이즈 선가는 1220만달러로, 지난해 11월1일 대비 20%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주들은 이보다 15~30% 높은 수준을 예상거래가로 책정해 매매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셀즈밸류 박홍범 한국지사장은 “선가 하락 추세에선 매각자와 매입자의 선가 기대치 차이가 커 최종 협상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벌크선시장 불황으로 선박 해체는 늘고 있다. 올해 들어 폐선용으로 매각된 케이프 선박은 13척으로, 1년 전의 7척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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