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막론하고 전문가가 존재하며 그들을 통해 그 분야가 발전을 거듭한다. ‘전문가’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물류업계 역시 분야별로 수많은 전문가가 존재한다. 해운/육운/항공 그리고 더 세부적으로 각각의 전문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며 물류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부 조직안에 뛰어난 지식과 오랜 경험을 갖춘 물류 전문가가 많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다. 바로 잦은 보직이동 때문이다. 필자가 기자생활을 하면서 국토교통부 물류 관련 부서를 방문 또는 전화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얻고 취재를 하곤 하는데, 2~3년이면 담당자가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2~3년 사이에 과연 이들이 물류에 대한 업무를 얼마나 파악할지 의문이다. 물류라는 산업은 상당히 전문적인 분야다. 필자의 경우도 아직까지 물류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취재를 하고 다니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물류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너무 빠른 시간안에 바뀌어 버린다면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앉혀놔도 그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흔히 전문가를 논할 때 ‘일만 시간의 법칙’도 말이 나오곤 한다. 이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일만 시간 정도는 노력하고 경험해봐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에서 물류산업 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잦은 보직이동을 하는데는 나름의 이유는 있다. 한 곳에 오래 있으면 비리가 생기거나 업무에 대해 안일해질 수도 있다는 염려로 주기적으로 이동을 시킨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실제로 물류단체의 종사자 A씨는 “정부에 정책을 건의해 잘 추진해 나가다가도 갑자기 담당자가 바뀌면 그 간 한 일이 헛일이 되고, 새로운 담당자에게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물류업계 종사자 B씨는 “솔직히 그 곳(정부)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물류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궁금하다. 최소 10년은 물류산업 안에서 부대껴봐야 현실적인 대안과 정책을 내놓을텐데 너무 자주 바뀌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 간 물류산업은 그 중요성에 비해 정부에서 소외를 받아왔다는 지적이 많다. 물류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물류전문가들이 앞장서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부의 물류담당 부서가 물류업계를 이끌어 줘야 한다. 이들이 보다 전문성을 갖추기를, 그리고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물류인들을 진심으로 어루만져 주기를 기대해 본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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