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구주항로는 수요감소에 선복을 감축하는 등 비수기에 대응하고 있다. 상반기 물동량과 운임 고공행진을 보였던 구주항로는 최장기 추석연휴를 보낸 이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연휴 이후에는 줄어든 수요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운임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10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특수도 기대를 밑돌면서 11월 운임은 전월대비 소폭 인상된 수준을 보였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11월10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 운임(현물)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728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대비로는 51달러 하락했고 전달에 비해서는 42달러 인상됐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TEU당 619달러를 기록해 전주대비 41달러 하락했다. 평균 TEU당 900달러대에 머물던 운임은 추석연휴 이후 하락세를 보이더니 좀 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물동량도 크지 않았다.
머스크라인과 CMA CGM을 비롯한 유럽계 선사들은 운임하락을 막기 위해 11월15일부터 20피트컨테이너(TEU)당 1000달러까지 운임을 인상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시장에는 적용되지 못했다.
선사들은 12월에도 운임인상을 시도한다. 11월보다는 운임인상폭을 낮춰 TEU당 950달러 선까지 끌어올린다. 하지만 2만TEU급 컨테이너선 기항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비수기에 접어들어 운임회복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주 취항 선사들은 각 선사마다 기본운임인상(GRI)대신 유가할증료(BAF)와 터미널조작료(THC) 성수기할증료(PSS) 등을 포함한 총 운임을 공지하고 있다.
한 외국적선사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운임을 끌어올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2만TEU급 대형선이 기항하면서 소석률과 운임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수기에 들어가면서 추후 운임인상분이 시장에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월부터 구주항로에는 OOCL을 비롯해 머스크라인 MOL 등 선사들이 인도받은 2만TEU급 선박들이 속속 부산항에 기항하고 있다. 이들 선박은 기존 구주항로에 취항하고 있던 1만8000TEU급 선박 대비 선복이 2천TEU나 늘어나기 때문에 운임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2만TEU급 컨테이너선 인도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구주항로가 다시 시황하락으로 반전 가능성도 높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발 북유럽지역 취항선사들은 85~95%의 소석률을 보이고 있다. 배를 가득 채우지 못하자 선사들은 속속 선복감축에 나서고 있다. 오션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유럽·지중해 항로에서 추가 감편을 하기로 결정했다.
감편 대상은 북유럽 서비스 루프3으로, 아시아발 수출항로는 11월 18일(46째주) 닝보·저우산 출항편부터, 북유럽발 수입항로는 12월23일(51째주) 벨기에 앤트워프 출항편부터다. 지중해 서비스도 11월20일(47째주) 칭다오 출항편부터 감편에 들어갔다. 선사들은 내년 화주와의 연간계약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비수기 선복감축이 필수적인 만큼 수급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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