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신조선 수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조선 발주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66척 2950만t(이하 재화중량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척 1438만t에 견줘 톤수 기준으로 2배 이상(105%) 늘어났다. 척수에선 4척 가량 줄어들었다. 선종별로 보면 유조선 수요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조선 발주량은 157척 2110만t으로, 톤수 기준 3배 가까이(194%) 늘어났다. VLCC(초대형유조선)가 41척 1293만t, 아프라막스가 25척 283만t, 수에즈막스가 20척 303만t 등이었다.
벌크선은 61척 720만t이 발주돼 그 뒤를 이었다. 케이프사이즈 18척 432만t, 파나막스 23척 187만t, 울트라막스 10척 63만t, 핸디사이즈 10척 38만t 순이었다. 하반기 들어 초대형선 발주가 봇물을 이룬 컨테이너선은 상반기엔 10척 1만8100TEU밖에 발주되지 않았다. 신조계약은 모두 2000TEU급 이하 선박들로 채워졌다. 이밖에 LPG선 16척 40만t, LNG선 4척 36만t, 중량물선 7척 12만t 등으로 상반기 발주장부가 작성됐다.
총 발주금액은 119억1600만달러, 한화로 13조5400억원 규모다. 유조선 77.5억달러, 벌크선 19억달러, LPG선 8억달러, LNG선 7.6억달러, 컨테이너선 3.9억달러 등이었다.
국가별 발주량에선 그리스가 58척 987만t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40척 425만t, 싱가포르가 27척 338만t, 미국이 14척 327만t, 우리나라가 19척 167만t 등이었다. 그리스와 싱가포르 우리나라의 증가율이 크게 눈에 띈다. 그리스가 신조 발주를 2배 늘렸고, 싱가포르는 8배 늘어난 선대 발주를 신고했다. 우리나라는 척수는 8척 늘었고 톤수는 지난해의 22만t에서 7.6배 급증했다. 지난해까지 순위권 밖이었던 미국은 올해는 300만t을 넘는 상선대를 새롭게 발주하며 4위로 진입했다. 투자금액에서도 그리스 29억달러, 중국 16.5억달러, 싱가포르 12억달러, 미국 10.5억달러, 우리나라 5.4억달러의 순서를 보였다.
조선 수주량에선 우리나라가 유조선 시장 수요 상승을 배경으로 큰 도약을 했다. 중국은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달성했고 일본은 마이너스 성적표를 꺼내들었다. 우리나라 조선소는 올해 상반기 123척 1947만t의 신조선박을 계약했다. 척수는 2.6배, 톤수는 4.3배 늘어난 규모다. 선종별로 유조선이 106척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벌크선 3척, LNG선 LPG선 각각 4척, 중량물선 6척 등이었다.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은 0이었다.
중국은 110척 649만t을 수주했다. 1년 전에 비해 13% 늘어난 실적이다. 벌크선과 유조선이 각각 43척 40척으로 가장 많았으며 컨테이너선 8척 LPG선 10척 소형벌크선 8척 중량물선 1척 등이었다.
일본의 수주량은 21척 170만t이었다. 지난해에 견줘 척수는 88척에서 4분의 1 토막 났고 톤수는 375만t에서 반 토막 났다. 지난해 34척이었던 유조선이 4척으로 줄어들었고 컨테이너선은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베셀즈밸류는 클락슨과 달리 조선 수주량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을 앞섰다고 집계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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