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휴가철을 맞아 선적상한선(실링)을 전 기간보다 더욱 옥좼다. 본격적으로 비수기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4기(7~8월) 실링을 91%로 정했다. 전기(前期)인 5~6월에 비해 1%포인트, 1년 전에 비해 6%포인트 낮은 수치다. 휴가철과 일본 오봉절(8월15일) 등이 껴 있는 7~8월은 전통적인 비수기다. 한일항로 시황은 통상적으로 7월부터 9월까지 하락세를 타다가 10월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비수기라고 하지만 실링을 워낙 낮춘 덕에 물동량 유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상대적으로 나은 7월에 화물을 바짝 당겨 싣는 전략으로 8월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선사 관계자는 “7월 중순까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선사들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월말 밀어내기 물동량 등을 고려하면 실링 달성은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상반기 물동량은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띤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물동량이 감소한 데다 수입물동량도 엔고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상승 폭이 둔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1~4월 넉 달간 물동량은 직교역화물(로컬화물) 기준 0.9% 증가한 24만200TEU였다. 수출화물은 0.7% 감소한 12만4500TEU, 수입화물은 2.8% 늘어난 11만5700TEU다.
월별 로컬화물 실적은 1월 5만7400TEU 2월 5만8300TEU 3월 6만2700TEU 4월 6만1600TEU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4% 2.5% -2.8% 0.7%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통적인 성수기로 평가되는 3월과 4월 물동량이 약세 또는 보합세를 띠었음을 알 수 있다. 수출화물은 1월 3만1200TEU 2월 2만9200TEU 3월 3만2700TEU 4월 3만1200TEU를 기록했다. 1.3%의 성장세를 보인 3월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띠었다. 3월은 수출은 증가한 반면 수입이 -7%의 감소율을 보이면서 전체 물동량은 하락곡선을 그렸다.
운임은 공표제 도입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링제가 실시되고 있는 부산발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항로와 한신(고베·오사카)항로는 20피트 컨테이너(TEU)기준으로 150달러가 유지되고 있다. 지방항(로컬포트) 운임은 제도 도입 전보다 20~30달러 정도 상승했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모지 50달러, 센다이 110달러, 이요미시마 100달러, 오나하마 150달러 등으로 지방항 노선 운임을 신고했다.
선사들이 지방항 노선 재편을 통해 운항 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수익이 나지 않는 항로를 정리하는 대신 경쟁력 있는 항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장금상선은 모지를 주 5항차에서 4항차로, 히로시마를 3항차에서 2항차로, 히비키 아키타 사카타 배편을 각각 2항차에서 1항차로 줄였다. 반면 남성해운은 기타큐슈 히비키터미널 서비스를 주 2회로 늘렸다. 아울러 한진해운이 (주)한진에 근해항로를 양도하기로 하면서 한일항로는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항로에선 한신 노선인 KJ1과 고베 및 게이힌(도쿄·요코하마) 노선인 KJ2가 양도대상으로 점쳐진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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