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9일 10층 회의실에서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확장 개통이 부산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여러가지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BPA가 부산항 물동량 감소라는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돌입한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 2004년 1월 회사 설립 이후 승승장구하던 부산항 물동량 증가세가 올 들어 감소세로 전환됨에 따라 향후 전망이 그렇게 녹록지 않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본격 대두되고 있다.
이날 주요 주제는 최근 확장 개통한 파나마운하에 대한 국내 연구기관, 해운업계의 눈으로 향후 전망을 점쳐보는 자리였다. 특히 부산항을 관리·운영하는 BPA 임직원들이 대거 참석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직시와 향후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첫 발표자로 나선 한국해양수산연구원(KMI) 전형진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수에즈·파나마 운하 확장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지난달 확장 개통한 파나마운하는 기존의 5000TEU급에서 이제는 1만4000TEU급의 선박까지 통항이 가능함에 따라 통과 선박의 증대와 더불어 해상 물동량 역시 2억2000만t에서 약 30% 정도 증가한 2억8600만t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파나마 당국은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적화물 처리를 위해 태평양 연안의 코로살(Corozal) 지역에 신항만 건설을 본격 추진, 오는 2018년까지 길이 2081m, 5개 선석의 항만 터미널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터미널에는 APM, CMA CGM, PSA 등의 글로벌 운영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중미의 물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현대상선 남재일 운항팀장은 ‘파나마 운하 개장에 따른 대형선 투입 영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남 팀장은 이번 파나마운하 개통으로 미 동안 항로 업사이징(대형선박투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파나마운하 통과 노선인 NYE/NCE/SCE(아시아발 북미 운항) 서비스가 NYX 서비스로 대체되면서 4600TEU급 30척에서 1만TEU급 10척으로 선대 교체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장 관심을 받은 내용은 뉴욕항 도착 기준 운하 경유 비용 비교(Panama vs Suez Canal)인데 부산발 뉴욕 도착의 경우 파나마운하 이용시 항차 당 약 28만달러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고 밝혀 향후 부산항이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라인 서병섭 운항팀장은 ‘이번 운하 확장으로 부산항이 가질 수 있는 기회와 도전’이란 주제로 당사의 선대운용 전략을 발표했다. 무엇보다도 머스크는 세계 최대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운하 확장개통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대형선 투입을 통해 환적비용 절감에 더 노력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연근해 선사를 대표해 발표자로 나선 고려해운 이정경 전무는 파나마운하의 확장으로 예상되는 캐스케이딩(선박 전환배치) 현상에 따른 자사 대응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이 전무는 현재의 해운시황은 물동량보다 선복량이 더 크기에 저운임 등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히고 정부 주도의 선복량 관리 및 중소선사간 항로 합병을 통해 선사의 안정성을 위한 노력을 적극 꾀해주길 제안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BPA 박호철 조사분석실장은 “앞으로도 중대한 글로벌 물류 트렌드 변화가 있을 경우 이런 세미나를 통하여 외부 전문가 및 현장의 의견을 청취, 부산항의 정책대응방안을 점검하고 부산항만공사와 학계, 선사, 운영사 등이 공동 협력을 통해 항만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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