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물류기업들이 올해도 북극해 뱃길을 횡단하는 상업운항에 나선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물류기업인 SLK국보와 해운기업 팬오션이 7~9월 사이 북극해항로를 이용해 각각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로 플랜트 설비를 운송한다고 15일 밝혔다.
흥아해운 계열사인 SLK국보는 현대중공업에서 제조한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1100t을 울산항에서 이날 선적해 9월21일까지 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로 운송한다.
이 회사는 북극해와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잇는 내륙 수로 오브강-이르티시강 구간을 이용해 쇄빙선 없이 자체적으로 북극해 얼음을 견딜 수 있는 내빙선으로 운송할 예정이다. 운항선박은 네덜란드 빅리프트사에서 용선한 1만4784t급 중량물 운반선 <해피도버>호다.
쇄빙선은 얼음을 깨뜨리며 나아가는 선박, 내빙선은 얇은 결빙해역이나 해상의 유빙 저항을 이겨낼 수 있는 선박을 일컫는다. 러시아는 원자력 쇄빙선을 보유 중이다.
북극해항로와 러시아의 내륙 수로를 연계한 운송로는 이번에 SLK국보가 국내 최초로 이용한다. 이 운송로는 지금까지 주료 이용해온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의 철도운송이나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원양항로-내륙운송 조합방식을 대체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기존 아시아-유럽항로-내륙운송 방식보다 20일 이상 운송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앞으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철도 운송은 철도 화차 특수 제작이 필요한 데다 높이 7m 폭 8m에 이르는 화물 크기상 터널을 통과가 불가능해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팬오션은 1만7824t급 <선샤인>호를 투입해 2300t급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설비 2기를 이달 18일과 다음달 8일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1기씩 각각 싣고 베링해를 거쳐 러시아 야말 반도 샤베타항로 운송한다. 북극해항로 운항은 쇄빙선의 도움을 받을 예정으로, 9월 중순께 최종 도착지에 화물을 운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 측은 올해 8월 이후 한 차례 더 북극해항로 운송을 추진하고 있다.
박경철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올해 북극해항로 운송은 북극해와 내륙수로를 연계하는 등 북극해항로의 다양한 이용 가능성을 시도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극지 전문인력 양성, 북극해항로 이용선박에 인센티브 제공, 러시아, 노르웨이 등 북극해 연안국과의 협력 강화 등 지원 정책을 통해 다가오는 북극해항로 시대를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해항로는 일반적으로 북극해의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는 항로를 말한다. 북극해항로를 이용한 부산-로테르담 구간 운송은 기존 해상항로에 견줘 거리는 32%(2만2000km→1만5000km), 운항일수는 10일(40일→30일) 가량 단축할 수 있다. 현재는 북극해 얼음이 녹는 7~10월에만 운송이 가능하다. 그러나 얼음이 완전히 녹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에는 연중 운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2013년 현대글로비스 시범운항, 지난해 CJ대한통운 국내 최초 상업운항 등 북극해항로 운항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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