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6월 중순 현재 일부 선사들이 선적상한선(실링)을 달성하지 못할 만큼 불투명한 모습을 보였다. 운임공표제 도입으로 화주들이 운송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표류하는 게 한 이유로 꼽힌다. 6월 셋째주 말 현재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10개 국적선사 중 절반 가량이 실링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천경해운이 108%를 달성하며 준수한 성적을 낸 반면 다른 선사들은 턱걸이로 실링을 넘어서거나 소폭 미달한 모습을 보였다.
선사들은 3기(5~6월) 실링을 92%로 정했다. 앞선 두 달(3~4월)의 95%나 지난해 같은 기간의 97%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5월에도 실링을 달성한 선사는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은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6월이 5월보다 상승세를 띠는 기간이란 점을 들어 실링 소화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월이 돼도 예상만큼 실적이 올라오지 않자 선사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일부 선사의 경우 실링보다 4% 가량 못 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실적 부진을 두고 선사들은 운임공표제 여파로 풀이하고 있다. 선사들은 이달 들어 한일항로의 운임공표업무를 모두 마무리했다. 해양수산부가 운영 중인 해운종합정보시스템(www.sis.go.kr)에서 선사들이 신고한 한일항로 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실링제를 시행 중인 부산발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과 한신(고베·오사카)항로는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165달러 수준이다. 일본 지방항(로컬포트)은 모지 50달러, 센다이 120달러, 이요미시마 110달러, 오나하마 150달러 등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하반기 수송입찰을 진행하면서 대기업들의 운임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 분기별로 물류비 인하를 단행해온 화주들이 당황하는 상황”이라며 “7월 공표운임의 시장 적용을 앞두고 화주들이 좀 더 낮은 운임으로 계약하기 위해 선사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물동량 약세 배경을 설명했다.
첫 넉 달 간 이 항로 물동량은 성장세를 띠었다. 취항선사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4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수송량은 61만2100TEU로 3%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화물이 2.4% 늘어난 34만5300TEU, 수입화물이 3.8% 늘어난 26만6800TEU였다. 다만 월간 실적에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월 4% 2월 8.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이 항로 월간 물동량은 3월 제자리걸음을 보이더니 4월 0.2%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3월은 수출은 6% 늘어난 반면 수입은 7% 감소했다. 4월은 수출 -2.3% 수입 2.4%의 성장률로, 앞 달과 정반대의 패턴을 보였다. 선사 관계자는 “국내 내수 침체와 엔화가치 상승 등이 실적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흥아해운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5년만에 일본 가시마항을 잇는 컨테이너선 직항로를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556TEU급 컨테이너선 <마그나>호가 매주 부산(토)-센다이(화)-가시마(수)-부산 순으로 순회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부산항에서 첫 취항에 나서 22일 가시마항에 입항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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