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0 13:10

기획/ 북미항로, 서부항만 적체 기저효과 사라지자 물동량 ‘뚝’

한진·현대 시장점유율 그대로, 머스크라인 몸집 늘려

북미항로 시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수기에 접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상운임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물동량도 감소세를 띠면서 북미항로 취항 선사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6월3일 기준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 기준으로 미 서안 852달러, 미 동안은 1685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운임을 보이던 북미항로는 6월1일 FEU당 6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시행해 겨우 운임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선사들은 운임인상의 의지를 다지며 7월1일에도 600달러의 GRI를 시행할 계획이다.

저(低)운임에도 수출증가로 동서항로에서 효자노릇을 하던 북미항로는 3월 이후 2개월 연속 물동량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1~2월은 지난해 서부항만적체의 기저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3월 들어 그 효과가 사라지자 바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항로에서 가장 많은 화물을 처리하는 북미서안 7개 항만의 4월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전년대비 9% 감소했다. 북미서안남부(PSW) LA항, 롱비치항, 오클랜드항의 4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66만3천TEU로 전년동월대비 8% 감소했다. LA는 5% 증가한 34만4000TEU, 롱비치항은 22% 감소한 24만7000TEU, 오클랜드항은 3% 감소한 7만2000TEU를 기록했다. 서안북부(PNW) 시애틀·터코마항의 4월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동월대비 7% 증가한 10만4000TEU를 처리했다.
 

4월 韓-美 수출물량 전년比 15% 감소 

아시아발 북미항로 컨테이너 수출은 3월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미국 통관조사기관인 피어스에 따르면 4월 아시아 18개국에서 미국으로 수송된 해상 컨테이너물동량은 118만5천TEU로 전년동월대비 4.8%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1~2월까지만 해도 북서부항만적체 기저효과로 매달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3월 이후 두 달은 각각 -24.9%, -4.8%로 떨어졌다. 

특히 4월 한 달간 일본발 북미 수출화물은 전년동월대비 -15.1%, 한국발은 -13.7%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며 크게 하락했다. 대만도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으며 서남아시아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14%, 18.9% 감소했다. 가장 큰 수출증가를 보이던 중국은 0.3%의 미약한 증가에 그치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1~4월 누적물동량은 전년동월대비 2.5% 증가한 478만8천TEU를 기록했다. 1,2월의 급성장에 3,4월 감소세가 상쇄되면서 전체적으로는 근소한 플러스성장을 유지했다.

한국발 1~4월 누적수출물량은 26만2011TEU로 전년동기대비 6.1% 증가했다. 북미수출 전체 물동량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5%다. 자동차 관련 품목과 일반 전기 기기가 4월 들어서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해 물동량 증가율은 줄어들었다. 4월 한 달간 자동차부품은 전년동월대비 21.4% 감소하며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일반 전기 기기도 15.9% 감소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발 수출물량은 303만4864TEU로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다. 가구, 섬유 제품, 일반 전기 기기 등의 상위 품목의 증가가 물동량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장난감이 전년동월대비 15.8% 증가하며 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은 아시아발 북미 수출 전체 물동량에서 63.4%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발 1~4월 물동량은 전년대비 4% 감소한 21만3508TEU를 기록했다. 수출 1위의 효자품목인 자동차 관련 품목이 줄어든 데다 차량 장비 및 부품이 11.2% 감소하며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만발 북미 수출물량은 자동차 부품 및 건축 관련 품목의 대폭적인 감소로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20만2922TEU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발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한 70만9944TEU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은 가구와 주방용품의 대폭적인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12.9% 증가한 26만9193TEU를 수출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말레이시아와 태국도 각각 9만3022TEU, 13만6057TEU를 처리하며 전년동기대비 11.4%, 9% 증가했다. 미얀마는 아세안에서 비중이 높지 않지만 4월 한 달 동안 112%나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서남아시아발 수출은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1~4월 북미 수출물량은 27만1021TEU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했다. 서남아국가 중에서는 스리랑카가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한 1만4277TEU를 기록, 가장 크게 성장했다.
 

에버그린 1위, 머스크라인 바짝 추격

선사별 실적에서는 에버그린이 부동의 1위를 기록했지만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4월까지 47만2578TEU를 수송한 에버그린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연간 10.4%에서 9.9%로 줄어들었다. 반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머스크라인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말 8.8%에서 4월 말 9.3%로 0.5%포인트 늘어났다. 머스크라인은 44만5765TEU를 처리했다.

CMA CGM과 MSC는 각각 37만7297TEU, 35만5272TEU를 처리하며 나란히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각각 7.9%, 7.4%로 작년 말보다 소폭 늘어났다.

한진해운은 1~4월 북미항로에서 33만7077TEU를 실어 날랐다. 한진해운의 시장점유율은 0.4%포인트 하락한 7%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5위 자리를 지켰다. 작년 말 이후 15개의 선사 중 상위권의 순위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중위권과 하위권에서 변동을 보였다.

국적선사 현대상선은 전년과 비슷한 시장점유율로 21만3067TEU를 수송하며 12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APL은 27만6269TEU를 처리하며 한 계단 올라섰고, 일본선사인 케이라인은 시장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5.6%를 기록하며 APL에게 7위 자리를 내줬다.

MOL은 전년과 같은 4.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1만3067TEU를 실어 나르며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차이나쉬핑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대비 0.6%포인트 하락한 19만2957TEU를 처리하며 지난해 순위에서 두 계단 내려와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 동안, 6월 기점으로 선복 대폭 늘어

북미동안은 6월 말 파나마운하 확장을 앞두고 선박 대형화와 함께 선복이 대폭 늘었다. CKYHE얼라이언스는 아시아-미 동안 서비스에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배선했고 G6와 2M얼라이언스는 신규 서비스를 취항했다.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미 동안에도 1만TEU급의 컨테이너선의 기항이 가능해지면서 동북아시아 지역과 미국 동부지역, 태평양연안 중남미국가와 미국 동부지역 간의 물동량이 특히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나마운하 확장을 두고 이미 얼라이언스들은 미 동안 서비스를 늘렸다. CKYHE와 오션3는 지난해부터 동안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MSC와 머스크라인이 참여하고 있는 전략적 제휴그룹 2M 얼라이언스도 아시아-미 동안 서비스 취항을 결정했다. 선박은 기존의 4500~5000TEU 파나막스급 선박이 배선된다. 2M의 움직임은 타 얼라이언스에 비해 다소 늦은 행보지만 몇 년 전 파나마 운하의 대형선 투입이 어려워 수에즈운하로 경로를 변경했다가 확장 개장을 앞두고 다시 파나마운하를 찾았다.

CKYHE는 아시아-미 동안 5개 노선 (AWE1, AWE3, AWE4, AWE8, NUE)에 대해 6월 초부터 초대형컨테이너선을 투입했다. AWE1서비스에는 6500TEU급 선박 5척이 배선되며, 나머지 4개 서비스에는 각각 8500TEU급 10척으로 운항된다.

G6는 주 23항차부터 파나마운하 확장과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해 아시아 북미동안항로에 신규 서비스 취항 및 개편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G6는 남중국/한국에서 미 동안을 잇는 신규 서비스 NYX를 취항하고 6월말부터는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에 맞춰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한다. 북미서안도 선박대형화는 지속된다. G6는 북미서안 항로에서 비수기에 중지된 CC2를 5월 중순부터 재개하고 운항선박도 8000TEU급으로 대형화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동안 선복이 늘어나 운임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화물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향후 북미 선복증가와 선박대형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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