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해상노련) 염경두 위원장(
사진)은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노련)의 국제운수노련(ITF) 가입이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염 위원장은 8일 기자와 만나 ITF 담당자들이 잇달아 방한해 해상노련과 상선노련의 화해를 위한 중재를 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ITF 토머스 에이브러햄슨(Thomas Abrahamsson) 선원부 부의장과 존 캐니어스(John Canias) 해사운영과 부서장, 재클린 스미스(Jacqueline Smith) 마리타임 코디네이터는 지난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영국 런던에서 해상노련과 상선노련의 화합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ITF 측은 첫날인 25일 해상노련 상선노련이 함께 참석한 3자회의를 통해 화합을 위한 의사를 타진했으며, 이튿날인 26일엔 해상노련 상선노련과 별도로 회담을 갖고 중재안을 마련해 이를 토대로 ‘해상노련·상선연맹·ITF 간 합의각서(MOA)’를 작성했다.
MOA는 향후 3년간 ITF가 지속적으로 연맹을 모니터링하고 공정실행위원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도 연맹 화합을 고정 의제로 채택하도록 해 두 연맹의 합의서 이행을 보장하는 장치를 뒀다.
또 염 위원장이 직을 사임하고 5월1일까지 '화합대의원대회'를 열어 의장단과 지도부를 새로 선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셋째날인 27일 오전 합의각서 서명식에 상선노련이 나타나지 않은 까닭이다. 상선노련 측은 회의가 시작되고 한 시간쯤 지나 ITF에 MOA를 거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위원장은 상선노련의 서명 거부에 토머스 에이브러햄슨은 연맹화합을 위해 추진한 모든 과정과 결과를 공정실행위원회 운영위원회와 집행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했으며 ITF 스티브 코튼 사무총장은 이번 일로 오는 4월 열리는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상선연맹의 ITF 가입 여부가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ITF 측은 지난달 열린 해상노련 대의원 대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재확인했다.
해상노련의 대의원대회 참석차 지난달 19일 방한한 존 캐니어스는 ITF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해운사를 대상으로 한 업무설명회에서 “(코튼) 사무총장의 얘기(by my own General Secretary’s words)”라는 점을 전제하고 “상선노련이 ITF에 가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It is very unlikely the KMSU will be affiliated to the ITF)”고 말했다.
지난해 10월30일부터 11월3일까지 있었던 ITF 대표단(MISSION) 방문과 11월18일 런던 ITF 본부에서 열린 공정실행위원회 운영위원회(FPCSG), FPCSG의 권고로 올해 열린 3자회의를 종합해 내린 결론이라는 게 해상노련측의 해석이다.
상선노련의 중재 거부는 ITF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로 게재됐다. 염 위원장은 국제단체이자 모든 운수업종을 망라하는 ITF에서 특정 분과에 해당하는 해운분야, 그 중 한 국가내 조직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안을 홈페이지에 공식적으로 다룬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코튼 사무총장과 선원부 의장인 미국선원노조 데이비드 하인델(David Heindel) 위원장, ITF 위원장인 호주해상항만노조 패디 크럼린(Paddy Crumlin) 위원장 등은 연맹 화합을 위한 일련의 회의 과정과 결과를 보고 받고, 보도자료의 홈페이지 게재를 승인했다.
ITF는 보도자료에서 “해상노련은 합의서 서명에 준비가 돼 있지만 상선노련은 합의서 체결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 상선노련의 거부로 화해가 무산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염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해양수산부 측에 ITF 3자회의 결과를 설명했으며 해수부 관계자는 “하루빨리 단일화 된 연맹과 함께 선원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나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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