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까지 9%가 넘는 고속 성장을 이어 왔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일본등 글로벌 경제 환경이 좋지 않고 인건비와 지가가 상승하고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 이상의 양적성장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성장목표를 7%로 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배경을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허난성을 시찰하면서 신상태(新常態 : 새로운 균형, New normal condition)라는 말로 설명했다. “우리의 경제 발전은 중요한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심(信心)을 증강시켜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단계에서 출발해, ‘신상태(新常態)’에 적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평상적인 마음의 상태(心態)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술적으로 각종 위기에 대하여 고도의 주의력을 기울여, 미리미리 준비해서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조금 어렵게 표현을 하였지만 경기가 활황에서 불황 국면으로 접어들면 기업매출이 줄어들고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구조조정으로 인한 감원과 함께 가계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여 소비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바 ‘경기연착륙(Soft landing)’을 하자는 뜻으로 이해된다. 경기 하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경기하강이 시작되기 전부터 통화, 재정, 환율 등 정책수단을 적절히 조합하여 내실을 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11월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서 개최된 제 9회 중국파렛트국제회의(The 9th China Pallet International Conference & 2014 Annual Meeting of Global Pallet Entrepreneurs)에 참석하였는데 ‘신상태(新常態)’의 추진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매년 중국지능물류포장공사(China Intelligent Logistics Packaging Corporation : IUP)가 중국 각지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회의인데 작년 중칭에 이어 이번에는 목재 파렛트 제작 공장이 많은 우후시에서 개최했다. 우후시는 장강 하류에 자리잡은 인구 230만명의 조금은 낮선 중소도시인데 우리나라 마티즈 자동차의 짝퉁을 만들어 논란을 빚었던 체리 자동차 공장이 있고 이들에게 자동차 강판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18만톤 규모의 포스코 자동차강판 가공공장이 있는 곳이다.
중국은 내륙의 경제 중심인 쓰촨성의 청두, 충칭과 상해를 흐르는 장강 일대 1800㎞를 개발하여 동부 해안지역에 집중된 산업을 서부지역과 접목시켜 공업과 농업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장강 경제지대 개발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안후이성은 중간정도에 위치하고 있다. ‘장강 경제지대 개발정책’은 신 실크로드 경제지대 개발’과 짝을 이루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남경 대학살로 유명한 난찡공항에서 회의장까지 버스로 약 2시간정도 달려 도착한 우후시 외곽엔 대규모 공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활발하게 가동되는 곳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어떤 곳은 공사가 진행되다 중단된 듯 흉측한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어 중국도 경기가 예전만 못하고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시진핑 주석이 ‘신상태(新常態)’를 역설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이 풍부하여 하역 기계화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88 올림픽이후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지게차도입과 일관파렛트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처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후 인건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하역기계화와 유닛로드시스템(Unit Load Syste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번회의에 참석한 중국정부관련 고위인사들은 신상태(新常態)를 배경으로 한 ‘물류발전 중장기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국의 물류효율 향상을 위한 물류정보화, 표준화 등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경험 많은 선진국들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국가표준위원회에서는 파렛트 표준화와 파렛트 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북경, 상해, 광쩌우등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계획도 설명하였다. 파렛트 규격 표준화를 통한 一貫 Palletization(일관파렛티제이션 : 중국은 파렛트 공급망 통합 순환공동사용이라고 부름) 구축과 운영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은 것 같았다. 앞으로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파렛트 산업은 중국의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무섭게 발전할 것이다. 지난 여름 중국 상무부의 고위 관리를 단장으로 하는 파렛트 운영실태 조사단이 우리나라와 호주를 방문하였었는데 그들의 의견이 이렇게 빠르게 정책에 반영되어 추진되는 것을 보면서 두려움 같은 것을 느꼈다. 신상태(新常態)는 중국의 파렛트 산업 발전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이 분명하다.
파렛트 표준화와 파렛트 공동이용 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뒤 늦게 출발하였지만 일본을 벤치마킹 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이제 중국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유럽, 호주증 각국의 운영사례를 벤치마킹해 강력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더 크게 발전할 것이다. 두렵기도 하지만 중국은 우리의 거대한 물류 시장이 될 것이다. 더욱 관심을 갖고 중국 물류 시장을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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