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 유류중계기지 위치도
부산항을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돼 온 부산 신항 유류중계기지 건설 사업이 끝내 무산됐다.
유류중계기지는 항만에 건설된 대형 저유시설과 선박 계류시설을 통해 정박 중인 선박에 기름을 공급하거나 재수출하는 시설로, 동북아 물류거점을 지향하는 부산항의 오랜 숙원사업의 하나로 꼽혀왔으나 지속된 경제침체 속에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중단으로 이어졌다.
지난 2006년 1월 전격 개장한 부산 신항은 불과 8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만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는 가운데 항만물류관계자들은 항만 건설시부터 항만 부대시설인 유류중계기지 건설을 꾸준히 요청해 왔었고, 이에 부산항만공사(BPA)는 2011년 8월 부산마린앤오일과 부산 신항 선박급유 및 유류중계기지건립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부산마린앤오일은 한진해운과 삼성물산, 씨엘 등이 참여해 만든 법인이다. 본사업을 위해 BPA는 2011년 4월 제3자 민간사업투자자를 공고했고, 이후 사업자 선정 및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유류중계기지는 2011년 10월경 착공에 들어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3200여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지속된 경기 불황과 고유가로 인해 사업은 차차 지연됐다. 가장 큰 사유는 공사비(2950여억원)를 제외한 2200여억원으로 추정되는 초기 운영비 지급보증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종 착공기한이 지난 1월말로 끝남에 따라 이번 사업 추진은 전면 백지화 돼 유류중계기지 건설은 원점에서 재검토됐다.
이에 BPA는 향후 유류 중계 기능(트레이딩)을 뺀 단순 선박급유기능(벙커링) 중심으로 사업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부산항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니 만큼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덧붙였다.
특히 정부는 세계 8위의 석유 소비국으로서 석유 공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최근 울산, 여수를 동북아 오일허브로 구축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기에 부산항에서의 오일 트레이딩 기능은 비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사업 무산을 계기로 부산 신항은 트레이딩 기능을 제외한 오일 벙커링에 중점을 두고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공급까지 가능할 사업 추진을 새로이 구상하고 있다.
BPA 임기택 사장은 “선박급유기지는 부산항이 동북아를 대표하는 허브항만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필수 설비이기에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밝히고, 이번 사업에서 벙커링 중심으로의 사업 개편이 되면 사업 규모도 줄어 보다 쉽게 사업을 실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건설사업 무산으로 많은 지역 항만관계자들은 유류중계기지 같은 대규모 항만사업은 초기 비용이 엄청난 규모로 들기에 민간사업에만 맡겨두지 말고 정부가 직접 건설에 나서주길 당부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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