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후 전망과 국내 기업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법무법인 율촌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주최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 제재 전망과 대응방안' 세미나가 24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개회사에서 법무법인 율촌의 김의기 고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는 기회의 땅이자, 뉴프론티어로 가능성과 잠재력이 무한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정치와 경제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들여다보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제정세 개관 및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국민대학교 강윤희 국제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EU와 미국, 러시아의 현재 입장을 설명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과 EU의 경제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 자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의 셰일가스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에 가스공급을 이용한 영향력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입장과 관련해 강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의 강도를 높이는 것 이외에 다른 제재방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이라크전의 여파로 또 다른 지역으로의 군사개입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EU는 올 겨울이 오기 전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안정화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강 교수는 전했다.
미국이나 EU는 앞으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이해당사자간의 합의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전망과 관련해 강 교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명실상부한 영향력 확보로 우크라이나 전체 지역에 대한 견제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정당, 의회의 전망에 대해선 선거법의 개정시 지역당이 불리하며, 동·서쪽 모두 입지를 확보하고자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신동찬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미국, EU의 러시아 경제 제제에 관한 문제도 세미나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제 제재는 미국의 대외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외에도 이란, 북한, 이라크, 리비아, 쿠바, 수단, 콩고, 미얀마 등에 경제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율촌의 신동찬 변호사는 "경제 제재는 미국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수단이기 때문에 각종 노하우와 정보가 축적·시행해 온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 또는 우크라이나의 개인 및 기업 중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를 제재대상자로 지정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이 위 제재대상자와 거래하는 것은 위법이다. 제재대상자로 지정된 자는 미국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신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미국 현지법인도 미국 기업에 해당하므로 해당 사항을 꼭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제재 대상자의 자산동결에 따른 영향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경제 제재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 20일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폭력사태를 부추긴 혐의로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 7명을 추가 제재했다. 마찬가지로 제재 대상자들은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이들의 미국내 자산은 동결된다.
미 정부는 과거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과 러시아인들에 대해 유사한 제재를 내린 바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신 변호사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새로운 상황에 따라 제재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상황에 따라 제재 대상자가 추가로 지정되거나 러시아 산업 영역 전반으로 제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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