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테네 직접민주주의’를 표방한 기업이 있다. 매분기 13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장 7시간에 걸쳐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들은 가운데 사회자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모여앉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1위를 탈환한 위메프의 이야기이다.
2010년 10월, 위메프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후발주자로 등장했다. 후발주자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등장과 동시에 하루 매출 15억원을 달성하며 당일 매출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위메프는 첫날 흥행에 힘입어 약 3개월 가량 소셜커머스 업계 1위 자리를 지켰으나, 동종업계의 공격적 마케팅 전략에 따라 점점 하락세를 그려나간다. 결국 위메프는 쿠팡, 티몬, 그루폰에 이어 업계 4위로 밀려났다.
“3개월간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경쟁의식을 느낀 소셜업체들이 막대한 돈을 투입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습니다. 위메프는 2011년 7월, 업체간 비정상적인 출혈경쟁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뒤 내실을 다지면서 전략적인 경영전략을 세웠습니다.”
위메프 창립멤버인 박유진 홍보실장은 위메프가 흑자전환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표현한다. 경쟁사가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을 때 위메프는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고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서비스 고도화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통해 400명의 직원 중 150명이 회사를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고난의 행군은 위메프의 DNA도 바꿔놨다.
“2012년 5월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사업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기업의 체질개선에 나섰습니다. 회사 측에서는 색다른 전사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전직원이 함께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전사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모든 직원과 공유해야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했습니다. 이 회의에서는 회사 내부 이야기 공유, 강의듣기, 우수직원 포상, 직원들 소개 등 발표자와 청중이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위메프는 2013년 1월부터 전략적으로 마케팅에 돌입했다. 위메프는 광고 홍보비를 줄이는 대신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취지에서 구매가의 5% 적립, 최저가 보상제, 무료배송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세워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이서진, 이승기를 앞세운 지상파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위메프의 세 가지 혜택을 알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3년 11~12월 위메프가 다시 업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12월 위메프 방문자수는 1270만명으로 쿠팡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습니다. 월 매출은 1500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3년 사이에 38배 이상 성장한 것입니다. 고무적인 사실은 올 상반기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1위 자리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위메프의 성장에는 맥킨지컨설팅 컨설턴트 출신인 박은상 대표의 역할이 컸다. 박유진 홍보실장은 “박은상 대표는 경영에 탁월한 DNA를 갖고 4등에 머물렀던 위메프를 1등에 앉혀놓았다”며 “박은상 대표가 공격 경영을 전면에 내세워 매출의 수직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오픈마켓 1위 노린다
위메프가 세운 다음 목표는 2년 내 오픈마켓 시장 1위 달성이다.
“위메프는 몇 가지 강점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박은상 대표의 입증된 경영능력과 기업의 안정적인 재무환경입니다. 또 수차례 위기를 넘겨오면서 단련된 임직원들의 근성과 정신력도 우리 회사를 지탱하는 뼈대가 되고 있습니다.”
위메프가 2년 내 오픈마켓 1위 도전장을 내던진 배경에는 안정적인 재무환경도 한몫했다. 원더홀딩스는 허민 전 네오플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언더피플을 비롯해 에이스톰, 위메프, 고양 원더스 등 10여 개의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허민 대표의 자산은 1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안정적인 재무환경을 기반으로 적자를 감안하고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10억, 100억의 적자를 본다고 하더라도 업계 1위에 올라서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수월합니다. 지금 국내 포털 사이트만 보더라도 네이버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포털 사이트가 시장에서 발을 뺐고 지금도 군소 포털 사이트는 시장점유율에 밀려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고객만족도 극대화 초점
박은상 대표는 올해 초 ‘2014 위메프 신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경영 방침을 고객 만족도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양’보다 ‘질’을 우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의지를 반영한 듯 지난 2월에는 기존 경기도 군포 물류센터보다 6배 확장된 경기도 광주 물류센터로 이전했다. 박유진 실장은 “배송 물량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등 배송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물류센터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S(콜센터)부문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박 실장은 “작년말 500명이던 상담사를 올해 1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며 “향후 회원 증가를 대비해 미리 직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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