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의 자구계획 이행이 지연되거나 축소돼 계열사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일 ‘동부그룹 자구계획 진행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동부그룹이 지난 2013년말 발표한 자구계획 중 매각대상 자산 상당수가 특수목적법인(SPC) 편입 방식이 아닌 개별매각 방식으로 추진돼 그룹으로의 자금유입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기평은 동부메탈 지분 매각 및 동부 당진항만운영 파이낸싱 관련 투자자 모집,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등의 진행상황을 감안하면 자금유입 규모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기평은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의 유동성 확보 상당 부분이 자구계획과 관련돼 있다”며 “자구 계획 지연이나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소속 계열사의 유동성 대응력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동부그룹 고위임원을 불러 자구계획안을 신속하게 이행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말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발전당진,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지분 매각과 함께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등을 통해 총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대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약 6조3천억원에 이르는 그룹의 차입금을 내년까지 3조원 이하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자구계획안에 따라 동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선정한 회계법인은 매각대상 자산에 대한 실사를 대부분 완료하고 자산별 매각가치 산정 및 매각방식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하이텍 등은 개별매각을 추진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은 개별매각 또는 패키지 매각이 추진되며 조만간 매각여부를 공고할 방침이다.
동부 당진항만운영 등은 일단 SPC(특수목적법인)에 편입될 전망이다. 여의치 않은 건은 개별매각 추진 후 다시 SPC에 편입될 수도 있다.
현재 동부익스프레스는 동부건설이 50.1%, 가이아디벡스제일차유한회사(동부익스프레스 투자자가 설립한 SPC)가 4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9월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10월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으나, 큐캐피탈파트너스가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면서 우선협상기간이 종료된 바 있다. 이후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 1월 케이티비프라이빗에쿼티(KTB PE)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50.1%의 장부가액은 1537억원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1분기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며, 기간 내 매각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 주도하에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기평은 “이러한 재무적 투자자(FI) 또는 전략적투자자로의 매각과정상 일정 지연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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