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조선업의 본격적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조선업의 수주환경은 개선되고 있지만 올해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이어져 온 극심한 불황에 대한 기저효과와 불투명한 해운시황 전망 및 선박금융시장 경색 상황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회복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 따라서 최근 신조시장 움직임이 업황회복의 불씨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이스신평도 올해 조선업의 단기적 산업위험 견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평은 조선사간 물량확보를 위한 수주 경쟁심화로 올해 낮은 신조선가 수준의 수주가 예상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나이스신평은 벌크선, 탱커선 등 저 난이도 선종의 경우엔 중국 조선소들이 일정수준 구조조정돼 건조능력의 감축이 이뤄지는 시점까지 추가적인 선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한 대형조선사들의 수주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손익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격하락 폭이 컸던 일반상선 전업메이커들의 경우 이미 2012년 이후 외형감소와 다소 빠른 수익성 저하를 보이고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실적부진에 더해 운전자본부담이 계속되고 있어 개선이 쉽지 않다.
대형조선사 올해 수주목표 전년比 10% ↑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올해 수주목표를 전년도 목표 대비 약 10% 높여 잡았다. 현대중공업의 수주목표는 296억달러로 전년도 목표와 같지만 조선·해양플랜트부문 목표는 전년대비 약 10% 올린 150억달러(조선 90억달러, 해양플랜트 60억달러) 수준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전년도 목표인 130억달러대비 상향된 140~150억달러 수준으로 목표를 확정할 예정이다. 각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수주와 상선 수주가 증가할 것임을 반영해 수주 목표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발주량이 많아 올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수주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LNG선이나 시추설비 등의 수주가 주로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방산분야에서도 올해도 좋은 수주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 최대 규모의 군함을 수주한 바 있다. 당시 수주금액은 약 2억3천만달러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6년 9월까지 노르웨이 해군 측에 인도 및 실전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현대중공업은 초대형컨테이너선이나 LNG선의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 머스크 등의 대형해운선사들은 연료비를 감축할 수 있는 에코십을 선호하기 때문에 올해도 선사들의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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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조선사들의 영업실적은 전반적으로 전년대비 저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한기평 김봉균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30~40% 가량 급락한 선가에 수주한 소위 악성재고 물량을 본격 건조·인도해야하는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미 저선가 물량의 투입이 시작된 2011년부터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조선사들의 영업수익성은 지난해들어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시현했다. 다만,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 고부가 선종의 인도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일부 업체는 전반적인 시황악화에도 불구 견조한 영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30~40% 가량한 신조선가는 유로존 위기를 겪으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띄었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125p까지 하락했으며 일부 선종의 경우엔 최고가 시황대비 40~50% 내외의 선가하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현재 선가는 낮은 수준이라 선주입장에서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기조와 헤비테일 방식의 선가지급 조건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운임 약세와 고유가 부담으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해운선사들에게 운항효율성 제고는 지상과제가 된 상황이다. 따라서 해운선사들의 선박 대형화 및 친환경·고효율 에코십 선박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STX조선해양 신용등급 CCC로 하향
국내 조선사들의 신용등급은 대형조선사와 중형조선사 간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우수한 재무융통성을 바탕으로 모두 AA급에 포진돼 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A-(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STX조선해양과 계열사인 STX중공업의 경우에는 지난해 중·단기 신용등급이 CCC로 하향 조정됐다.
조선 및 해운업을 주력으로 하는 STX그룹은 영대 사업의 시황부진으로 인해 최근 수년간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 또한 대규모 투자부담으로 총 차입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고 그룹은 재무적 부담 및 유동성위험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지난해 4월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자율협약)신청과 함께 STX팬오션을 포함한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해왔다. 그러나 STX팬오션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재무구조개선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룹 신인도 하락으로 인해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그룹 전반의 유동성 대응력도 저하됐다.
한기평은 “자율협약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즉각적인 부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이행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돼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기평 김 연구원은 “지난해 해양부문 발주량이 다소 큰 폭으로 감소, 지난해 10월말 기준 약 40% 가량의 물량 감소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대형조선사의 경우에는 확고한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오히려 수주금액이 증가돼, 같은 시점 수주잔고의 70% 내외를 해양부문에서 거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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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평은 현대중공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각각 AA+와 A1로 현대삼호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의 단기 신용등급을 A1로 부여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선박건조능력 및 다양한 선박건조 경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해양플랜트, 엔진기계,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 영위를 통해 조선시황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중공업과의 공동영업, 선박 기술자원 수혜 등을 바탕으로 대형선박 건조에 특화되고 있으며, 현대미포조선은 중형 PC선 및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의 건조를 주력으로 영위함으로써 계열 조선사별로 건조선박 특화를 통한 생선효율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은 조선기자재 및 후판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한 공동구매, 선박 공동설계, 공동영업 및 현대중공업을 통한 엔진의 자체 조달능력 등을 바탕으로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수위의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이 등급 결정의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삼성중공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AA와 A1로 부여됐다. 나이스신평은 삼성중공업의 등급 선정이유로 수주잔량의 양·질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향후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이 등급결정의 주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장·단기 신용등급 AA-와 A1에 대해 나이스신평은 상선 및 해양플랜트를 비롯해 잠수함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건조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등급을 부여했다.
지난해 5년만에 수주 신호탄을 쏘아올린 한진중공업의 장기신용등급은 A-로 평가됐다. 나이스신평은 한진중공업의 등급 선정이유로 2008년 이후 매출, 수주 등이 급감하며 조선업계 내 시장지위가 크게 하락, 이러한 조선부문 사업위험 확대를 반영해 2012년 12월 장기신용등급을 한 등급 하향조정했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평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총 매출 중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사업 부문은 공공공사 중심의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부동산 개발 및 매각을 통한 이익확보가 일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조선부문의 사업위험을 일정수준 완화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지난해 선박 수주량은 전년대비 9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4866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12년 대비 92.4% 증가했다. 수주량에서는 중국이 우리나라에 앞섰지만 수주금액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수주점유율은 33%(1607만6천CGT)로 40.9%(1991만1천CGT)인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수주금액에서는 411억달러를 기록해 327억달러에 그친 2위 중국과 격차를 뒀다. 이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3위인 일본은 지난해 105억5천만달러(718만8천CGT)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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