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14일 중구 당주동 한국선주협회 (회장 :이종철) 부근 세종문화회관 뒤 '황금정'에는 머리칼이 허옇게 바래고 족히 일흔은 넘어 보이는 퇴역 노병들이 수십 명 줄지어 모여들기 시작했다. 창립 52년을 넘긴 사단법인 한국선주협회 퇴역 임원 및 간부들의 연례 송년 모임 참석자 들이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빠짐없이 있어온 세모의 행사지만 이번엔 그 의미가 예년과 다르다는 게 총무를 맡고 있는 본보 서대남 편집위원의 귀띔이었다.
1960년에 창립되어 반세기를 훌쩍 넘기며 한국 외항해운의 총본산이요 업계구심점으로 자리매김 해온 협회가 내년 초엔 도심의 신 도시 격인 여의도로 10층규모의 신사옥을 마련 이사를 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모임은 그간 남대문, 북창동, 서소문, 시대를 거쳐 광화문 시대를 마감하는 석별의 아쉬움이 담긴 자리이기 때문에 세모에 느끼는, 막연히 한 해를 보내는 석별의 감정 이상으로 비애의 심정마저 느낀다는 게 현재 해항회 사무국 근무 오진영 과장이 여직원 시절을 회상하는 옛 직장에 대한 회상의 여로 같았다.
회장이나 이사장 및 상근부회장을 지낸 윗대는 타계 한 분이 많고 협회 집행 업무를 맡아 머슴살이(?)를 한 사무국 출신 퇴역 팀들이 모이는 자리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 OB모임은 현재 초대 김병두 전무 (재직 시 직함/이하 같음)를 비롯하여 최재수 전무, 이종순 전무, 박창홍 전무, 박찬재 전무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퇴역 친목서클이다.
이회승 상무, 서대남 상무, 이규만 상무, 정해용 상무, 김호석 상무 및 박상찬 부산지부장, 고초근 국제부장, 이흥범 조사부장, 임재소. 방수일 비상계획부장, 변영환 사무국장과 50대를 넘긴 여직원과 부인들, 그리고 현직 김영무 전무, 양홍근 상무, 황영식 이사, 이용주 이사, 조봉기 이사 등 40여명이 저녁 한때를 즐기고 담소를 나누며 온통 해운과 항만을 화제로 정담을 나누기에 겨울저녁 하루가 짧아 보였다.
모두가 길게는 30년 짧게는 수 년간씩 몸바쳐 해양한국의 첨병이란 자부심으로 근무하다 떠난 퇴역병들은 비록 장기불황으로 작금의 업계 환경이 어렵긴 해도 노병들의 얼굴마다 오늘날 세계무역 G-8, 해운세력 G-5를 이룩하는데 일익을 담당, 해운선진국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됐었다는 긍지가 넘쳐 보였다.
이날 모임은 OB팀 총무 서대남 상무의 업무보고에 이어 박창홍 전무의 회고담과 현직 양홍근 상무의 답례 순으로 진행이 됐으며 2013년 1월 최초의 내 집 마련절차가 마무리 되면 집들이 행사를 기약하고 자리를 옮겨 여흥순서를 끝으로 석정의 아쉬움을 달랬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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