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남 편집위원 |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의 제5공화국 출범후에도 대통령 간선제를 고수하고, 군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는 등 유신잔재 청산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경제분야에서는 과거 성장제일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저물가·저금리·저환율의 3저(三低)정책과 부동산 투기억제 등 안정 우선정책을 적극 추진했던 기억은 새롭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래도 5공시절이 좋았다”며 지나고 보니 도리어 그때가 그립다는 의미있는 옛 향수에 젖는 푸념이 들리기도 한다.
작금의 무질서한 사회질서나 겁모르는 좌익경향에 염증을 느낀 일부 기성세대들은 폭력배 소탕이나 물가안정, 88올림픽 유치, 한강유역 종합개발, 국민건강진흥과 스포츠 시설 확충등 사회나 국가안전망 구축이 단단했기에 정치에 관심을 두지않은 서민들은 그 시절이 그리울 만 하기도 하리라.
1980년이 밝자 해마다 개최되는 정기총회이자 2년마다 임원을 개선하는 1월말의 정총에서 오는 날 부터 육군 참모총장이 해운계로 왔다는 따가운 시선과 함께 본인의 특유한 캐릭터로 인해 여러 면에서 숱한 화제를 뿌리며 한국선주협회 사무국의 수장의 임기 4년을 40년처럼 끝내고 드디어 용무(龍舞)장군, 김용배(金容培) 예비역 육군대장은 해운업계를 떠났다.
해군과 육군, 회장과 이사장, 별 셋과 별 넷, 게다가 비슷한 연령대로, 외항해운업의 진흥발전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 한다는 동일 목적아래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원통형의 수직 조직의 러닝 파트너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맹기 회장과 김용배 이사장은, 불협화음과 조화로움의 날줄과 씨줄의 물레를 같이 자으면서 가끔은 매듭을 만들었다가 풀기도 하고 때로는 자존심의 맞대결을 보이는 양상을 되풀이하며 아슬아슬하게 4년이란 세월을 그런대로 잘 보내고 헤어진 것으로 필자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집행부의 수장, 김이사장을 떠나보내기로 결정하던 날 협회의 의결기구는 총수, 이맹기 회장(코리아라인 사장)은 유임시키고 박건석(범양전용선 사장), 윤석민(대한선주 사장), 조백제(아세아상선 사장) 부회장을 회장단으로 추가 선임했다.
회원사 이사로는 한진해운의 김용각사장을 새로이 선임했다. 한편 감사직을 맡았던 김영치 남성해운 사장을 이시로 승격시키고 그밖에 대한선박 이정림사장, 동서해운 양재원사장, 삼익상선 김충곤사장, 세방해운 이의순사장, 천경해운 김윤석사장, 태영상선 박정순사장, 협성선박 왕상은사장, 호남탱카 구평회사장 등은 모두 유임됐다.
그해 해운공사는 대한선주로 이름을 바꿨고 협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업계의 총의를 모아 성년을 자축하는 기념행사를 개최했으며 회원은 66개선사에 보유 선복량은 국적선 448척 395만톤, 국적취득조건부 나용선이 82척, 119만톤으로 총 보유선복은 530척, 514만톤을 기록했다. 따라서 국적 상선대의 정기선 항로가 크게 확충되고 국적선의 본격적인 원양항로시대를 열어가는 세계화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정부 사이드에선 그해 2월에 이범준 청장, 12월에 문명린 청장이 부임했다. 한/덴마크 해운협정 체결, 한/인도 해운회담, 한/네델란드 해운회담, 부산항 1단계 개발사업을 준공했고 9월에는 10년이란 세월을 끈 이란/이락전이 벌어져 지구촌 전체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다.
전세계를 커버하는 해운업의 특성상 전쟁지역 선박운항에 따르는 위험과 보험문제 등 해운에 미치는 제반 경영 저해요인 증가로 정부와 업계는 각종 대책을 쏟아내기에 분주했었다.
협회는 설립 초창기서 부터 20년간을 비상근 회원사 회장 아래 이사장이나 상근부회장을 두고 제반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80년 김이사장 퇴임후로는 예산문제나 업무집행의 단순 신속화를 꾀한다는 구실아래 전무이사를 사무국의 정점으로 하는 업무체계로 기구와 조직을 변경하고 이름하여 최재수전무이사 시대(?)를 맞게 되었고 이어 역시 해운항만청운영국장 출신 이종순(李鐘洵)전무를 끝으로 자체승진으로 박창홍(朴昌弘)전무, 해기사 출신 박찬재(朴燦在)전무에 이어 현직 김영무(金英武) 전무로 이어왔다.
무릇 정부 수립후 수많은 경제단체가 그러했듯 선주협회도 60년이 넘는 역사속에서 주무당국의 고위층이 퇴임해서 이름하여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으나 박창홍 전무부터 관선을 막고 민선(?)시대를 맞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계속>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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