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4 13:21

잇따른 큰폭 운임인상…수출中企 물류비 부담 가중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주요 해운업체들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운임을 70%가량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비명`을 지를 만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는 셈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을 포함한 글로벌 10대 선사들은 다음달 1일부터 황금노선인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을 큰 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계 1위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75달러를 올리기로 한 것을 비롯해 하팍로이드가 750달러, 에버그린이 900달러를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TEU당 700달러,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400달러를 각각 올릴 예정이고, 현대상선도 TEU당 780달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코스코도 지난달 300달러를 인상한 데 이어 4월께 비슷한 수준으로 또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시아~유럽 노선의 운임이 TEU당 1100달러 선인 점을 감안할 때 70% 가까이 운임이 오르는 셈이다. 해운업계는 운임 인상이 현실화하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임 인상은 향후 아시아~미주 노선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운임 하락 등 여파로 주요 해운업체들이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자 지속을 막기 위해 세계 1위 머스크를 비롯해 글로벌 톱10 해운업체들이 운임 인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상하이발(發)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600 아래로 떨어졌다가 750까지 회복했지만 2010년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운임 인상폭이 70%에 달하면서 대형 화주보다 중소형 화주들은 타격이 예상된다. 화주단체들은 "운임 인상폭이 터무니없이 높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해운업체들과의 협상에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주요 해운업체들은 2010년 3월 이후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9차례나 운임 인상을 시도했지만 8차례는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해운업체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 운임 인상이 받아들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화주협의회는 "올해 들어 북미 항로와 유럽 항로 운임이 평균 20% 이상 인상됐는데 이례적으로 3월에 또 인상을 추진하면서 중소형 화주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이병무 무역협회 화주사무국장은 "연간 운임계약을 체결한 대형화주는 운임이 오르더라도 인상분이 100% 반영되지 않지만 소량 화물에는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돼 중소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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