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3-09 17:52
[ 북미취항선사들 운임인상 대미 수출 위기봉착 ]
인상폭, 수출단가에 최고 13%영향 미쳐
스페이스부족현상 올해 더 심화될 전망
컴퓨터 2천년표기, 미항만노조협상 등 불안요인으로
북미수입업자 재고확보… 물량증가될 듯
지난달 26일 산업자원부에서는 최근 북미항로 해상운임 인상과 관련 선·하
주회의가 개최됐다. 선주협회, 선박대리점협회, 하주협의회를 비롯 선사 및
무역업계 관계자들과 정부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는 북미
항로운임인상이 주의제로 다뤄졌다.
이번 회의에서 무역업계는 최근 북미항로의 과도한 운임인상에 의한 수출채
산성 악화로 대미수출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선사측에 운임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선사관계자들은 앞으로 북미수출물량은 증가추세에 있어
스페이스 확보를 위한 화물의 안정적 수송을 위해서 5월1일부 운임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 양자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회의를 끝
마쳤다.
북미항로에 배선하는 정기선 운항선사들은 화물의 안정적인 수송을 위해 5
월부터 아시아발 북미향 운임수복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선사측은 시산으로 99년도 선복량이 전년비 0.97% 증가, 물량은 7∼1
2%증가해 ‘수요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오는 6
월 미국 서해안 지역의 선주와 항만노조사이의 노동협약개정교섭이나 컴퓨
터 2천년문제 등의 불확정 요소에 의해 미국수입업자가 미리 재고확보를 위
해 움직일 것 등도 예상돼 스페이스 확보가 작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사들은 고도의 수송인프라인 정기선 해운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운임수복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하주측의 이해를 강
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무역업계 운임인상 자제 강력 요청
그러나 오는 5월1일부 북미항로 운임인상은 우리수출품의 단가에 크게는 13
%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무역업계로써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는 성수기로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FEU당
3백달러의 성수기 부대비(Peak Season Surcharge)를 부과할 예정으로 있어
앞으로 무역업체들의 해상물류비용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99년도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은 미국경제의 호
황에 따라 11%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수입도 아시아지역의
경기회복에 따라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복량은 98년부터 신조발주가 재개되기 시작해 대형 컨테이너선의 신조가
마무리되면 금년 하반기부터는 선복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하주협의회는 이를 근거로 선사들의 운임인상을 자제해 줄 것으로 강
력하게 주장하면서 금번 5월1일부 북미항로 운임인상으로 국내하주들의 추
가부담액은 2억 2천6백13만(US)달러(약 2천7백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오는 5월부 운임인상액은 S/C(하주우대운송계약)를
체결하는 대형하주에게도 100%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더욱 문제가 심각
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주항로의 경우 수출하주가 해상운임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FOB로 수출하는 하주가 그렇지 않은 CIF에 비해 6:4정도로 많
지만 향후 바이어가 운임인상을 국내 수출업체에 전가시킬 것이 당연해 결
국 국내하주가 간접적으로 운임을 부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덧붙였다.
따라서 가뜩이나 마진이 거의 없이 수출해온 무역업계는 수출채산성이 악화
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대미 수출을 중단할 위기상황을 맞게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운임인상은 최고 13%까지 수출품 단가에 영
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수출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면 가격 경쟁력 약화로
현지 Local Maker들에 시장을 넘겨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부족 올해 더욱 심화예상
이러한 하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이 운임인방침을 고수하는
데는 어떠한 배경이 있는가.
선사측 수요과잉 현상 전망
선사측이 시산한 아시아∼북미항로의 선복량 추이를 보면 97년말은 3백49척
(1백7만4천8백40TEU)인 것에 비해 98년말은 전년비 1.88%증가한 3백48척(1
백9만5천9TEU), 99년말은 동 0.97%증가한 3백42척(1백1십만5천6백59TEU), 2
천년말은 동 1.70%증가한 3백38척(1백12만4천4백48TEU)으로 늘어나 증가율
은 1%전후에서 추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99년의 물동량은 선사마다 예상치가 조금씩 다르지만 전년비 7∼
12%의 신장을 예상하고 있어, 선사측은 향후 수요(화물량)가 공급(선복량)
을 대폭으로 상회하는 수요과다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
아시아발 일부 품목 일본보다 운임높아
또한 최근 아시아∼북미항로 기항선사들이 일본기항횟수와 일본의 화물취급
량을 줄이고 있는 것에서도 그 배경이 짐작된다.
근착 외신에 따르면 일본 운수성이 정리한 아시아∼북미항로의 아시아 각
항에 대한 기항수(1주간)를 보면 일본 각 항(동경, 요코하마, 시미즈, 나고
야, 오사카, 고베, 하카다)의 기항수는 94년과 98년을 비교하여 23회나 감
소한 반면 싱가포르나 홍콩, 대만등 일본을 제외하는 아시아 각국은 오히려
15회가량 증가해 선사들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배선 전략의 변화가 두드러
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 선사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렇게 선사들이 일본을 제외한 여타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일본의 엔화약세로 인한 현저한 물량감소를 그
원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북미항
로(왕항)에서의 일본화물취급셰어는 98년에는 13.2%로 감소했다. 그러나 무
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국향 일부 화물운임에서 일본과 그 다른 아시아 지
역 사이에서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발 북미향운임은 그밖의 다른 아시아국가들에 비해서 높다는 것
이 일반이었다. 그런데 최근 전기제품을 예로보면 일본발 미국향 운임이 40
피트당 2천50달러인 것에 대해서 홍콩은 2천1백∼2천3백50달러, 대만은 2천
∼2천2백달러, 싱가포르는 2천1백∼2천5백달러, 말레이시아는 2천1백∼2천4
백50달러이다.
일본에 비해 인건비나 그밖의 비용측면에서 싼 여타 아시아지역에 대한 화
물수송에서는 일본발 화물 취급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이상의 수익상승효과
가 기대되므로 북미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들 사이에서는 컨테이너 공급이나
할당에 있어서 이러한 지역을 중시하는 자세가 강해졌다는 견해가 적지않다
는 것이다.
스페이스 공급에 관한 불안한 요소
99년은 또한 안정적인 스페이스 공급을 유지하기에 있어서 2가지 불안요소
가 잠재해 있다. 미국서안각항을 이용하는 선사나 터미널 오퍼레이터 단체
PMA(태평양해양협정)는 항만노조단체인 ILWU(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와 체결
하고 있는 노동협약이 올해 7월1일에 끝나 오는 5월부터 개정교섭을 본격화
시킬 의지를 표명했다.
작년 12월에 일본을 방한한 PMA수뇌는 노사교섭 전망에 대해서 「파업은 없
다」고 단언했지만 「피크시즌이 겹쳐 하주간의 스페이스확보 경쟁이 예상
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게다가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2천년문제」에 대한 대응
으로 미국의 수입업자가 재고확보를 위해 「크리스마스시즌이 끝나도 스페
이스 타이트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99년은 몇가지 불안 요인에 의해 북
미항로에서의 스페이스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지
고 있다.
따라서 선사들은 현행의 운임수준으로는 시간단위에서 물자수송계획을 구성
하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하주에 대해서 운임회복에 대한 이해를 추구해 간
다는 입장이다.
북미서비스 선사, 복운업체 증가
최근 MSC(국내대리점: 엠에스씨 해운)가 부산/북미서안간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TPL(국내대리점: 세진해운)도 오는 4월중순부터 부산/북미간 서비
스를 실시한다. 대폭적인 운임인상이 예정되어 있는데다가 앞으로 물량수요
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대비해 선사뿐만아니라 복합운송업체에서도 북미서
비스를 검토하거나 최근 미주 COSOL을 시작한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오는 5월1일부 발효되는 미 신해운법이 북미항로 해상운송업자의 자격요
건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을 생각해보면 매우 상반된 결과여서 조
금 아이러니하게 생각된다.
아뭏든 이러한 선사들의 시장참가, 선대대형화, 선박 신조, 서비스 개설 등
팽배한 기대감을 갖고 적극적인 시장참가의 의지를 보이는 운송업자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그것은 이러한 최근 아시아 경기악화여파를 바
탕으로한 아시아발 북미향 물량증가의 거품이 언제 사라질 것이냐 하는 것
이다. 향후 수출입간 언바란스가 정상화를 찾고 거품이 사라진 후 북미항로
에서의 생존의 힘은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노력과 선·하주간 신뢰관계를 어
떻해 유지해왔느냐의 결과가 될 것이다.
글·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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