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대한해운이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처분을 목표했던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마무리 지었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18만265t(DWT)급 벌크선 <베고니아>(Begonia)호를 3750만달러에 매각했다. 당초 목표했던 4천만달러보다 250만달러가량 싼 가격이다. 인수 기업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해운은 지난 7월부터 이 선박의 매각을 진행해 왔으며 4천만달러를 선가로 제시했다. 선박 매각을 통해 상환하지 못한 선박담보 대출금 잔액을 마련한다는 의도였다. 입찰 초기 4곳의 선사들이 관심을 보였으나 대한해운이 원하는 가격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써내 거래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사가 써낸 희망가격은 3600~3700만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대한해운은 시간이 지나도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자 원활한 법정관리 진행을 위해 바이어들이 원하는 수준에서 선박을 서둘러 매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써 대한해운의 케이프사이즈 사선대는 15척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4척은 한국전력의 발전용 유연탄을 장기수송하고 있다. 11월엔 케이프사이즈 선박 1척을 추가로 현대제철의 원료탄 장기수송(15년)에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해운은 법정관리 후 자산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447억원에 특수건설에 매각했으며 7월 해운자회사인 광양선박 지분 전량(61만2000주)을 바이백 옵션으로 홍콩계 투자자에 281억5200만원을 받고 처분했다.
또 7월 채권단은 대한해운의 싱가포르법인이 소유하고 있던 탱크선 6척 중 아프라막스급 탱크선 2척을 현대상선에 8700만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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