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7 17:30
해운선사, 선복과잉 고유가등 악재 못이겨 'SOS'
해운선사들이 선복과잉, 고유가 등 악재에 못 이겨 결국 정부에 구조요청(SOS)을 보냈다. 올 상반기 선사들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하면서 그동안 집행이 불투명했던 5000억원 규모의 자산관리공사(캠코) 선박펀드가 본격 가동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캠코는 당초 상호저축은행 부실채권 매입 규모가 커질 것에 대비해 확정짓지 않았던 5000억원의 선박펀드 자금을 연내 집행키로 결정했다.
선사들로부터 선박 매입신청을 받으면 이르면 내달께부터 본격 매입에 들어갈 예정이다. 캠코의 선박펀드는 기본적으로 선사로부터 중고선박을 매입한 후 원매자에 임대, 재매각하는 구조다. 지난 2009년 해운불황기 해운기업들의 도산을 방지하고 선박이 헐값에 해외로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해운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약 20개 선사들이 캠코 측에 선박 매입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척당 약 200억∼400억원씩 배정하면 약 13∼15척이 매입될 전망이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약 20개 중소 선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선박 공급량이 증가한 데다 고유가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해 국토해양부와 함께 캠코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집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올 연초 캠코는 5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기금 중 약 5000억원을 선박 매입자금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4조5000억원은 저축은행 부실채권 매입용으로 운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조조정기금 집행에 대한 승인권을 가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해운사 지원에 제동을 걸면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해 해운업종이 호황을 구가한 만큼 더 이상 관리 대상 업종이 아니라는 게 공자위의 판단이었다. 또 저축은행 부실채권 매입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여차하면 선박펀드 매입 자금 5000억원도 저축은행 부실채권 매입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을 바꿔 캠코가 선박펀드를 재가동키로 한 것은 최근 해운경기가 예상외로 심각함을 의미한다.
선박연료유(벙커C유) 가격은 올 들어 치솟기 시작, 싱가포르항 공급가 기준으로 지난 25일 현재 t당 67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64.1달러에서 45%나 급등했다. 선박연료유 비용은 통상 해운사 전체 매출액의 15∼20%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해운사들은 상반기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은 상반기 105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한진해운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전망이다. 대한해운을 비롯, 양해해운 등 중소선사들은 법정관리행을 선택한 상황이다.
유가 외에 물동량 대비 높은 선복량 증가율도 해운사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곡물, 원자재를 수송하는 벌크선 증가율은 연간 14.7%에 달해 물동량 증가율(4%)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