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최근 울산 본사에 세계 최초로 T자형 도크를 완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도크는 완성된 선박을 바다에 띄울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대규모 웅덩이로 선박 건조의 핵심 시설로 형태는 직육면체가 일반적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기존 통념을 깨고 1도크 측면의 중앙 부분을 아래로 25% 더 확장해 세계 최초로 T자 모양의 도크를 탄생시켰다.
확장된 부분은 길이 165m, 폭 47m, 높이 12.7m로 부피가 9만8,488.5㎥에 달하며, 기존 도크(길이 390m, 폭 80m, 높이 12.7m, 부피 39만 6천 240㎥)의 약 25%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T자형 도크에서 도크의 잔여 공간을 이용해 다른 선박의 일부를 동시에 건조하는 탠덤(Tandem)공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확장된 부분에서는 주 도크와 동시에 선박 블록 제작이 이뤄지며, 주 도크에서 선박이 진수된 후 공간이 생기면 확장된 부분의 선박 블록을 마치 약실(藥室)에 총알을 밀어 넣듯 이동시켜 선박을 건조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도크 회전율을 크게 향상시켜 1도크의 선박 건조 능력을 기존 4척(1만TEU급 컨테이너선 기준)에서 8척으로 2배 향상시킬 계획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총 10개의 도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1도크에서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LPG운반선 등 현대중공업 주력 선박들을 건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천경우 상무는 “이번 T자형 도크 건설을 통해 선박 건조 기간을 단축시켜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끊임없는 신공법 개발로 조선 세계 1위 경쟁력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도크 없이 육상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육상건조공법’, 선박 진수 시 건조 중인 다른 선박 블록을 물에 가라앉혀 건조 공기를 줄이는 ‘텐덤침수공법’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한 신공법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한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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