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6 17:13
내년 신조 발주 규모 올해의 반토막 수준
수주취소 내년이후 인도예정 선박에 집중될 듯
올 벌크해운시장은 사상유례가 없는 호황과 불황을 동시에 경험했다. 금년 BDI는 85년 BDI가 발표된 이래 사상 최고점을 경신한 후 600, 700포인트대까지 추락했다. HRCI도 지난 4월 2일부터 37주 연속 떨어지며 동기간 61% 폭락했다. WS지수는 올 단일선체 탱커 개조, 노후선 해체등에 따라 예상외의 여름 성수기를 보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OPEC 감산등에 따라 동절기 특수없는 겨울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2009년을 앞둔 해운시장은 암당하기만 한 것이다.
올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세계로 확산돼 직접적으로 LC개설 어려움으로 해상물동량이 감소했으며 이는 다시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물동량 증가율 둔화로 이어졌다.
특히 벌크시황을 좌우하는 중국의 경제활동 위축이 올림픽 기간에 한정될 것으로 대부분 예상했으나 하반기 실물경기 위축에 따라 건설산업, 철강산업의 생산활동이 감소세를 시현했다. 11월의 중국 조강 생산량은 7월 대비 25%나 급감했다. 따라서 벌크시황을 좌우하는 철광석 등의 건화물 운송수요가 감소하며 벌크운임은 급락하게 됐다.11월 중국의 철광석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61% 늘어났다.
2000년이후 중국과 인도의 고성장으로 철광석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운송수요가 증가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세에 따라 소비요인에 따른 컨테이너 물동량도 큰폭 증가했다. 이에 맞춰 선복량도 크게 증가했다. 2000~2004년까지는 선복량 확대가 물동량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2005년부터 신조선 인도량이 크게 증가해 2005~2008년 선복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6.4%로 물동량 증가율 4.4%를 넘어서게 됐다.
수요의 침체와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선대 규모로 인해 용선처를 찾지 못해 계선되거나 해체에 들어가는 선박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업황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복량 증가는 2006~2007년 활황기에 발주된 사상 최대규모의 수주잔고를 고려할 때 당분간 이어질 것이 확실시 돼 향후 전망은 더 불투명하다.
이렇듯 해운시장의 침체는 벌크에서 시작돼 컨테이너, 탱커 등 전 선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각 해운시장마다 중국의 철광석, 원유 수요, 미국과 유럽의 소비 침체, 선종별 선복량과 같은 개별적인 변수에 따라 움직이지만 공통적으로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체 해운시장의 침체는 결국 중고선가 하락, 수주취소, 신조선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해운/조선시장의 동반 구조조정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하반기에도 실물경기 회복이 어디까지 와있을지 전망이 분분한 상황에서 시황의 회복을 예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신조선시장은 험난한 불황기를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IMF는 세계 경제 전망에서 내년 미국과 유럽이 -0.7%, -0.5%로 마이너스 성장, 세계 경제성장률도 올 3.7%로 마무리하고 내년 2.2% 성장을 예측하는 등 대공황이후 최악의 실물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신조선시장도 수요요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 공급요인도 발주호황 시기에 쌓인 수주잔고가 건조 및 인도됨에 따라 선복량 증가가 예정돼 있어 내년 발주규모는 금년대비 절반수준인 2천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종은 지난 2006년 1,254만CGT, 2007년 3,645만CGT의 과발주로 수주잔고가 선복량의 71%에 이를 정도여서 2009~11년에는 극심한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납기지연, 수주취소/인도지연 및 선박해체를 가정하지 않을 경우 2011년 선복량은 금년대비 60% 증가하게 된다. 특히 벌커 선종은 탱커, 컨테이너에 비해 수주잔고/선복량 비율이 높다.
BDI가 올해 고점대비 93%나 급락한 700포인트대에서는 변동비 수준(운행중단 가격)에도 못미치는 운임으로 인해 벌크선사들은 영업 손실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벌크 물동량 증가를 주도했던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년 세계 경기침체 전망에 따라 감산을 계획하고 있는데, 내년 수요측면에서도 벌크 해운시장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수요 약화와 공급증가를 감안할 때 벌크 선종의 용선료가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이며 이에 따라 벌크시장은 자율적인 조정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25년이상의 노후선박들이 해체대상이 되지만 해운시장 업황 악화의 시기에는 선박 해체 선령이 22년까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선복량의 21.3%에 해당하는 8,856만DWT규모의 선박이 해체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한 RG(선수금환급 보증) 발급 실패, 선사의 부도 등에 따라 수주취소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취소의 경우 특히 선사의 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투기적 발주가 많았던 벌크 선종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인도예정인 선박에 대한 수주취소 비중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인도선박중 상반기 건조물량은 이미 공정상 스틸 커팅 이상의 단계를 지나 상당부분 건조가 진행됐고 하반기 물량도 이미 공정상 스틸 커팅 이상의 단계를 지나 상당부분 건조가 진행됐다. 하반기 물량도 기자재/후판등이 계약 및 매입됐기 때문에 취소시 선사의 금전적 손실이 커서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수주취소는 내년이후 인도예정 선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주잔고의 인도계획에 따르면 2009~2011년의 선복량 증가율은 도저히 시장에서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다. 그러나 앞에서 공급완화 요인에 해당하는 수주취소, 선박해체를 가정하면 실제 2009~2011년의 선복량 공급은 심각한 수준은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측의 선복량 증가율 추정에선 선박금융 경색,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선사들과 투기적 발주 물량 등을 감안해 수주잔고의 32%가 취소(2009년 인도 선박 10%, 2010~2011년 선박 40%)된다고 가정했으며 선령 23년이상 선박들이 2009년 70%, 2010년 30% 해체될 것으로 가정했다. 또 싱글헐 탱커가 2009년과 2010년 벌크선으로 개조되는 공급증가 요인을 추가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선복량 증가는 의외로 낮은 5.2%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요인이 우려보다 크지 않는다면 수요요인인 중국 철광석 수요 회복에 따라 용선료와 BDI는 내년에 BEP(자사선의 경우 BDI 1,500~2,000수준)를 넘는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발주 물량의 건조가 증가함에 따라 내년이후 선복량 증가율은 2010년 11.2%, 2011년 9.2%로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은 우려보다는 양호한 한해를 보내지만 2011년까지 벌크시장은 수요증가보다 공급증가가 과도해 2011년까지 장기 침체기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증권측은 선사가 벌크선박에 투자한 후 1년동안의 회수금액을 산출해 보았다. 투자비 회수속도는 선박의 300일 용선료를 신조선가로 나누었다. 2007년말과 2008년초 벌크 발주 호황의 끝 무렵에는 회수속도가 51%에 육박했다. 당시의 용선료에선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투자비를 2년만에 회수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발주한 선박은 2~3년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고 미래의 용선료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투자비 회수속도는 5%까지 낮아졌다. 신조선가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20년이 걸리고 선박금융 이자비용, 운항 리스크 헤지 비용,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발주를 결정할 수 없는 수준이다.
벌크 신조발주가 가능하려면 투자비 회수속도는 20% 수준에는 이르러야 하며 신조선가가 하락하고 BDI가 2,000포인트대로 회복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비 회수속도는 용선료 변동과 신조선가 하락에 따라 10~20% 수준을 유지하며 2011년까지 장기침체가 예상된다.
한편 국제협약에 따라 2010년이후 단일선체 유조선의 주요 항만접안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이중선체 대체 수요로 2006년 2,226만CGT(전년대비 140% 증가), 2007년과 2008년 각각 1,536만CGT, 949만CGT의 발주호황을 누렸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도 선복량의 48%에 달할 정도로 사상최대의 수주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2차 세계대전이후 처음으로 미국, 유럽, 일본의 3개지역이 동시에 경기침체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사상 초유의 세계경기 동반침체에 따라 원유수요도 큰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IEA는 내년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으며 유가는 고점대비 30% 수준으로 폭락했다.
원유수요 감소는 원유 물동량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Fearnleys는 올 증가율보다 0.5%포인트 하락한 1.8%의 물동량 증가 전망치를 발표했으며 클락슨은 전년대비 1.2%포인트 하락한 1.7%의 물동량 증가를 전망했다.
현재 단일선체 탱커규모는 7,605만DWT으로 전체 선대의 18.3%에 달한다. 이를 이중선체로 대체하기 위한 수요가 1.8억DWT이나 발주돼 수주잔고에 쌓여있지만 단일선체 해체 및 벌커로의 개조로 인한 선복량 감소 요인을 감안하면 벌커나 컨테이너선에 비해 선복량 증가는 완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탱커선종에 대해서도 1년간의 투자비 회수속도를 산출해 보았다.(투자비 회수속도는 선박의 300일 용선료를 신조선가로 나눠 산출) 탱커에 대한 투자비 회수속도는 역사적으로 10~25%사이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최근 탱커 용선료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투자비 회수속도는 12%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올 겨울 성수기가 끝난 후 내년에는 역사적 저점인 10%를 하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선종대비 안정적인 선복량 증가와 2010년 경기회복을 가정한다면 탱커는 상선부문에서 가장 업황 하강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정상수준의 발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선체 교체발주로 호황을 누렸던 2006년전인 2001년~2005년 평균 수준인 900만CGT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2002년이후 미국, 유럽의 안정적인 성장과 중국의 수출증대에 따라 2003년~2006년까지 평균 발주량은 1,169만CGT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또 2007년 포스트 파나막스급 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로 1,739만CGT라는 대규모 발주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도 현 선복량의 52%에 달하며 선박해체나 수주취소가 없다고 가정할 때 2011년 컨테이너선복량은 2008년대비 45% 증가하며 3년간 연평균 13.2%나 선복량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의 금년 11월 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내년 GDP 성장률은 각각 -0.7%, -0.5%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는 곧 컨테이너물동량의 증가율이 꺾이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경색 국면이 내년 상반기에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실물경기의 침체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운임지수인 HRCI는 실물경기침체를 선반영해 지난 4월부터 37주 연속 하락했다.
컨테이너 해운시장 악화로 해체 대상 선령이 23년이상으로 확산된다고 하더라도 비율은 TEU기준으로 선복량의 7%수준에 그친다. 벌크가 노령화로 탱커가 이중선체로 해체물량이 선복량의 20%에 달할 것에 비해 크지 않다는 것. 수주잔고의 인도계획에 따른 선복량 증가를 완화할 만한 요인은 크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선복량 증가율 추정에서 컨테이너의 수주취소, 선사의 요청 또는 조선사의 사정에 따른 인도지연/취소로 수주잔고의 5%가 2009~2011년 인도되지 않을 것으로 가정했다. 또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선령 23년이상 선박들이 내년 70%, 2010년 30% 해체될 것으로 가정했다.
이러한 지연/취소를 가정해도 선복량 증가율은 내년부터 2011년까지 10.4%, 11.1%, 10.7%로 가파르다. 비록 2001년~2008년 평균 선복량 증가율 12.2%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실물경기침체에 비해 부담스러운 공급 증가임에 분명하다는 것. 수요요인, 즉 실물경기침체의 회복시점이 컨테이너해운시장 시황과 컨테이너선 발주 모멘텀을 결정할 것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