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2 14:38
한일항로/ 5월 들어 하주들 숨통 트여
‘화물 선적 원활’…하주들 불만 아직 커
한일항로는 5월 들어 하주들의 선복난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운임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한일항로의 메인포트 운항선복은 별 무리 없이 하주들의 화물들을 수송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이 선적상한(Ceiling)제를 지난 3월부터 98%로 완화해서 시행하고 있는데다 비수기가 다가오면서 물동량이 전날과 비교해 약세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하주들은 선복잡기가 힘들어 화물을 제 항차에 싣기 위해 웃돈을 주는 경우까지 포착됐으나 이달 들어선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화물량에 비해 선복량이 타이트했으나 이달 들어선 하주들의 화물들은 원활히 수송되고 있다”며 “선사들이 선복 대부분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의 선적상한제에 대한 하주들의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일항로가 국적선사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인위적인 선복량 조절로 수출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한국국제물류협회 및 한국하주협의회는 선적상한제를 문제삼으며 국토해양부를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선사들이 가용선박이 충분함에도 선복 부족을 구실로 화물을 싣지 않아 하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시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선사들의 선적상한제 실시로 적기운송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클레임 제기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들의 불만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이유는 일시적으로 선박들이 운항을 스킵(건너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금상선과 남성해운 선박이 최근 수리를 이유로 조선소 도크로 향했다. 선사들은 이에 대한 대체선박을 투입하지 않고 있어 비수기임에도 하주들이 체감하는 선복량은 여전히 빡빡하다는 평가다.
국토해양부는 하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부산항을 방문해 선사들이 선복이 충분함에도 선적을 기피하고 있는지 실사를 벌였다. 정부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선사들과 하주기업들에 정부 방침을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의 선적상한제 실시로 한일항로의 운임은 최근 몇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게이힌(도쿄·요코하마) 및 한신(고베·오사카) 지역으로 가는 화물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당(TEU) 350~400달러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상승한 것이자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이다. 일부 하주들의 경우 급행료 명목으로 500~600달러까지 운임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선사들은 앞으로도 유가상승을 이유로 추가적인 운임인상에 나설 태세다. TEU당 평균 400달러 안팎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산. 선사들은 TEU당 1만엔, FEU당 1만6천엔의 EBS(긴급유가할증료)도 무리없이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일항로에서 이들의 웃음꽃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메인항로의 선전으로 그간 한일항로 선사들의 틈새시장이었던 지방항 노선은 상대적으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인항로가 2~3배씩 운임이 오른 반면 지방항 노선은 작년과 비교해 보합세를 나타내면서 운임수준이 역전돼 버렸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메인항로 상승세를 몰아 지방항 노선 운임수준도 끌어올리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은 이와 함께 한신지역에 대한 선복 통합운영도 사업자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를 중심으로 계속 논의중이다. 연료유가 하늘 높은줄 모르게 뛰고 있고 용선료도 여전히 강세인 상황에서 선박운항을 통합운영함으로써 비용을 줄여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선사들은 통합 운영 및 선복 맞교환 등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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