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히 쌓은 컨테이너가 바다 한가운데서 무너져 내리는 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난달 이탈리아마리티마(에버그린라인)의 이탈 플로리다호(3450TEU)에서 이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지난달 16~19일께 아라비아해를 운항하던 이탈 플로리다호는 거친 풍랑에 휩쓸리면서 배에 빼곡히 쌓아 놓았던 컨테이너들이 일제히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변고를 당하고 말았다.
이탈 플로리다호는 이 사고로 40개 가량의 컨테이너를 깊은 바다속으로 잃어버렸다. 간신히 지킨 컨테이너마저도 60개 가량이 뱃전에 부딪치거나 컨테이너의 하중에 눌려 심하게 훼손됐다.
이번 해프닝은 아라비아해를 지나던 이탈 플로리다호가 강한 폭풍우를 만나면서 실려 있던 컨테이너들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결박(Lashing)에서 이탈되면서 일어났다. 당시 16노트로 운항하던 이 선박은 폭풍우를 만나 7~10m 높이의 풍랑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며 운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폭풍우가 일차 원인이었다면 당시 선박의 컨테이너 결박에도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이는 이번 일과 같은 컨테이너사고에 대비해 올바른 래싱법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탈 플로리다호는 지난 4월 현대미포조선소에서 인도돼 운항에 나선 이후 3개월이 채 안돼 이 같은 악몽을 겪고 말았다. 이 선박은 독일 선주사인 리크머스&CIE 소유로 에버그린라인에 정기용선돼 중국-아드리아해 노선에 취항중이다.
<이경희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