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20 18:14
화물연대가 다음주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수도권 물류거점인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는 20일 평소와 다름없이 트레일러들이 분주히 오갔다.
그러나 입주 운송회사들은 지난 2003년 물류대란 당시 화물연대가 28대의 트럭으로 정문을 기습봉쇄, 기지 기능이 마비됐던 악몽을 떠올리며 대비책 마련에 전전긍긍했다.
또 기지 입구에는 "화물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을 뿐 파업을 예고하는 선전물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기지를 오가는 트레일러 운전사들은 나흘뒤 닥칠 파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의왕기지 1터미널 입구 식당에서는 운전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파업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여러차례 목격됐다.
부산항에서 수입화물을 싣고 왔다는 한 트레일러 운전사는 "부산-서울을 2박3일간 왕복해 70만원을 받아도 기름값.통행료로 50만원이 나가는데다 차할부금과 보험료까지 내면 손에 남는게 없어 유류비 지원이라도 절실한 실정"이라며 파업동참 의사를 밝혔다.
의왕기지 진입로 주변의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사무실에는 10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파업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분주히 움직임을 보였다.
조합원 A씨는 "대부분 조합원들이 현장을 지키며 지도부의 구체적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의왕기지가 파업의 근거지 역할을 할 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악의 사태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이 예고됨에 따라 의왕 기지 입주 21개 운송회사 관계자들은 기지 관리회사인 ㈜경인ICD 사무실에 모여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채 안타까워 했다.
S운송회사 관계자는 "2003년 파업이후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을 내보내고 대부분 운전사들을 직영으로 운영, 이번 파업으로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일하는 운전사들의 피로도 문제로 장거리운행을 줄이고 열차운송을 늘려야 하는 데 그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경인ICD 관계자는 "2003년에 비해 파업 동참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소수 조합원들이라도 영동고속도로로 통하는 유일한 나들목인 부곡IC진입로를 봉쇄하면 의왕기지의 물류기능이 완전히 마비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의왕기지에는 하루 5천300여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가 오가며 이중 4천TEU가 화물트럭으로 운송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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