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해 사태, 미·중 관세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큰 혼란을 겪은 가운데 우리나라 주요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들은 운임 변동과 고환율의 영향을 받았다. 외부 요인에 따라 해상·항공 운임이 오르면서 프레이트포워더 기업의 절반 이상은 매출이 증대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기업마다 손익이 상이한 모습을 보였다. 콘솔사들은 더욱 외형과 내실의 차이가 뚜렷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감소한 기업이 대다수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주요 프레이트포워더 8개사의 별도 기준 매출 합계는 총 2조5670억원으로, 전년(2조2183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171억원에서 1091억원으로 7% 감소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5.27%에서 1%p(포인트) 하락한 4.25%을 기록했다.
기업별로 태웅로직스, 팍트라인터내셔널, 람세스물류, 주성씨앤에어, 서중물류 등 5개 기업은 전년보다 매출이 상승했다. 특히 서중물류를 제외한 4곳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몸집을 대폭 키웠다. 이 가운데 태웅로직스, 팍트라인터내셔널, 주성씨앤에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증가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해사물류통계 ‘2024년 국내 프레이트포워더 영업실적’ 참조)
지난해 국내 프레이트포워더 가운데 최대 매출고를 올린 기업은 태웅로직스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기업은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 모두 성공했다. 별도 기준 7473억원의 매출액을 내며 1년 전(6031억원)에 비해 24%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298억원 222억원으로, 각각 10% 6% 늘었다. 태웅로직스는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438억원을 넘어서면서 2023년의 부진을 만회했다. 코로나19 특수를 맞은 2022년 실적(1조3282억원)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뒤를 이은 유니코로지스틱스는 지난해 순이익은 개선됐으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다. 매출 4520억원, 영업이익 271억원으로 각각 4% 26%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453억원으로 10% 증가했다.
팍트라인터내셔널은 모든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악화됐던 2023년도 실적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영업이익 순이익은 매출액은 세 자릿수로 늘었다. 매출은 63% 증가한 3581억원, 영업이익은 192% 증가한 258억원, 순이익은 169% 증가한 250억원이었다. 종속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46% 120% 179% 성장했다.
하나로티앤에스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로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이 기업은 매출액 2895억원을 기록, 전년 3817억원보다 24% 역신장했다. 영업이익, 순이익 또한 각각 76% 31% 감소한 38억원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속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도 매출(-14%) 영업이익(-76%) 순이익(-98%)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자회사인 하나로에스, 로지스밸리인천포트지디씨, 하나로티앤에스 베트남, 하나로티앤에스 헝가리 등 기업은 당기순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람세스물류는 매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감소하며 수익성과 외형 간 차이를 드러냈다.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8% 늘어난 2704억원,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10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5% 증가한 120억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폭증한 주성씨앤에어는 집계한 포워더 가운데 전년 대비 가장 큰 수익 성장을 일궜다.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380% 447% 증가한 97억원 102억원이었다. 매출액 또한 61% 늘어난 2152억원을 기록했다. 주성씨앤에어는 해상·항공 운임이 오르면서 매출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이 공개한 해상운임 매출액은 984억원에서 1502억원으로 53%, 항공운임 매출액은 333억원에서 624억원으로 87% 증가했다. 다만 원가 또한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서중물류는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면서 내실 다지기에 실패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매출은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증가한 것과 반대됐다.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1년 전보다 2% 증가한 1391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영업이익은 83% 감소한 1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고려해운항공이 이름을 바꾼 케이엠티씨로지스틱스는 지난해 951억원의 매출액을 내면서 전년보다 3%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각각 7억원(-85%) 17억원(-63%)으로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 기업은 지난 2021~2022년 1300억원 14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뒤 2년 연속으로 역성장했다. 다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매출 실적(733억원)과 비교하면 30% 늘었다.
콘솔사, 요동친 운임에 내실 휘청…그린글로브라인 약진
국내 주요 화물혼재(콘솔) 기업은 전반적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해상운임이 빠르게 상승한 데 비해 고객사에 전가되는 물류비가 탄력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수익성에 부담이 컸고, 하반기엔 물량 감소와 더불어 운임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선적당 이익이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콘솔사 8개 가운데 7곳은 매출 성장을 맛봤고, 6곳은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해사물류통계 ‘2024년 국내 콘솔사 영업실적’ 참조)
가장 몸집이 큰 은산해운항공은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 모두 성장했다. 매출액 3445억원, 순이익 86억원을 거두며 각각 34% 58% 두 자릿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 감소한 59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외환차익와 외화환산이익이 전년보다 유의미하게 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항공화물을 전문으로 하는 우정항공은 2145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내면서 전년 대비 14% 외형 성장했으나 수익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억원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60% 감소했다.
그린글로브라인은 지난해 콘솔사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모든 실적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세 자릿수 증가한 곳은 그린글로브라인이 유일했다. 매출은 71% 늘어난 1019억원, 영업이익은 380% 늘어난 43억원, 순이익은 196% 늘어난 36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2022년 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누린 뒤 2023년 들어 매출이 반 토막 났으나 1년 만에 다시 1000억원 대로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47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동서콘솔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며 명암이 갈렸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015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67% 감소한 6억원, 순이익은 63% 줄어든 5억원을 거뒀다.
골드웨이는 매출과 영업이익 흐름이 엇갈린 가운데 순이익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별도 기준으로 이 회사는 매출 435억원을 내며 1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감소한 9억원에 그쳤다. 다만 지티씨라인(GTC)과 지앤아이로지텍(GNI) 등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관계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분법 이익이 확대됐다. 이 영향으로 골드웨이의 순이익은 33% 늘어난 30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제이콘솔라인은 매출과 수익성 모두 챙겼다. 제이콘솔은 홍콩의 대형 콘솔사 차터링크로지스틱스의 종속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415억원을 기록하며 2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12억원, 순이익은 9% 증가한 13억원을 거뒀다.
맥스피드는 7% 늘어난 371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이익률은 뒷걸음질 쳤다. 모락스는 매출액 336억원으로 6% 감소했으나 2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 회사의 종속기업인 엠에스디스트리파크의 실적을 더하면 매출 526억원, 영업이익 13억원, 순이익 24억원으로 집계됐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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