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상운임 하락세와 더불어 호주항로 시황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전통적 비수기인 2월 들어서 한국과 중국발 운임 모두 하락했다. 수요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발 운임이 급락하면서 한국 운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시장의 해상 운임이 특히 빠르게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2월 둘째 주 상하이발 호주(멜버른)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967달러로 집계됐다. 주간 운임에서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1월 첫째 주 이후 200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5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월 2주 평균 운임은 1026달러로, 지난달 평균인 1708달러보다 40% 하락했다.
중국 시황에 따라 한국발 호주항로 해상운임(KCCI)도 4주 연속 하락하면서 3000달러 초반까지 내려왔다. 지난달까지 운임 변동 폭이 크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 하락세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2월17일 부산발 호주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186달러로 집계됐다. 2월 평균 운임은 지난달(4311달러)과 비교해 20% 하락한 3464달러를 기록, 한 달 만에 800달러 이상 떨어졌다. TEU로 환산하면 1700달러 수준으로, 중국발 운임에 비하면 비교적 높다.
중국 상하이발 운임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락하자 호주항로를 기항하는 선사들은 3월부터 기본운임 인상(GRI)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현재 한국발 수요는 꾸준히 받쳐주고 있어서 GRI를 예정하고 있지만 이 수요가 유지될지는 미지수기에 3월 들어 시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사 관계자는 “1월 중순까지는 (시황이) 나쁘지 않았는데 설 지나고서 중국 운임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면서, 마찬가지로 GRI 지속 여부는 3월 상황을 본 뒤 판단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지난달 중국의 춘절 연휴로 공장이 쉬면서 중국발 물동량이 떨어진 것을 시장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2월 중순 전후로 공장을 재가동하다보니 3월에야 물량이 원활하게 돌아갈 거란 계산이다. GRI로 운임을 방어한 뒤 수요가 올라오면 하락세도 잦아들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첫 달 호주항로 물동량은 수출과 수입화물의 희비가 교차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와 오세아니아를 오간 수출입 화물은 환적물량을 포함해 총 4만2400TEU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4만5300TEU와 비교해 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수출 물동량은 9% 증가한 1만2800TEU로 집계된 반면, 수입 물동량은 12% 줄어든 2만9600TEU로 집계됐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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