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해 사태를 배경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대응해 정부가 국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거점 확보와 국가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지원한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박찬종(
아래 사진) 해양인프라금융부 인프라금융1팀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물류 공급망 투자 지원 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프로젝트 펀드로 8000억원, 신규 지원 플랫폼인 블라인드펀드로 2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해양진흥공사법 개정으로 해외 항만 터미널과 배후단지 신규 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 해진공은 올해 해양인프라금융부를 신설하고 물류 자산 투자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 중 인프라금융1팀은 해외 항만과 물류시설, 인프라금융2팀은 국내 항만과 배후단지 개발, 물류시설 도입을 금융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 팀장은 이날 프로젝트펀드는 국내 기업이 해외 항만 터미널이나 물류센터 등 5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물류 자산을 확보하고자 할 때 대출형과 지분형 두 가지 형태로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지난해 CJ대한통운이 미국 시카고와 뉴욕 등 3개 부지에 36만㎡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6000억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면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은 뒤 우량 투자처가 확보되면 지원하는 펀드를 말한다. 박 팀장은 블라인드펀드로 500억원 미만의 글로벌 물류 자산을 직접 인수해 기업에 임대한 뒤 만기가 되면 물류센터를 운영했던 기업에게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지원 방식을 소개했다.
공사 측은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자체 출자하는 2000억원을 포함해 최대 4000억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 운용사로 삼상SRA자산운용과 캡스톤자산운용이 선정됐다. 투자 기간은 5년이며 만기는 15년이다. 수익률은 IRR(내부수익률) 6% 이상이다.
박 팀장은 8월까지 블라인드펀드 투자자를 확정해 자금을 조성한 뒤 9월께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펀드 운용사와 투자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4분기에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금 출자는 한번에 전체 투자금을 집행하는 게 아닌 추가 수요가 있을 때마다 단계적으로 집행하는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 팀장은 투자 지역은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는 핵심 물류 거점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미주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은 독일 네덜란드 영국 폴란드 헝가리 체코 ▲아시아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이 투자 적격 지역으로 설정됐다.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기준 B2 이하 국가는 투자를 받을 수 없다.
물류사 항만운영사 건설사 금융기관 유관협회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설명회엔 ▲한국수출입은행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PIS 펀드 등이 소개됐다.
김양수 공사 사장은 “공사가 조성하는 글로벌 물류·공급망 투자펀드가 우리 기업을 위한 신속,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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