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배선단 9000만t(재화중량톤)과 세계 5위 해운력을 수성했다. 선단 규모는 소폭 하락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1월 현재 우리나라 현존 지배선대(해양플랜트 제외)는 1516척 9050만t을 기록, 1년 전 1569척 9214만t에 비해 척수 기준 3%, 톤수 기준 2%의 감소 폭을 보였다.
우리나라 지배선대가 감소세를 띤 건 2020년대 들어 처음이다. 한진해운 사태로 감소세를 띠다 정부의 해운 재건 정책에 힘입어 2020년 이후 줄곧 성장세를 띠었다. 특히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9000만t을 뛰어넘는 쾌거를 이뤘지만 올해는 벌크선과 탱크선 등의 부진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다만 순위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톱5를 유지했다.
선종별로, LPG선은 32% 늘어난 201만t을 기록,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컨테이너선이 1% 늘어난 1146만t, LNG선이 6% 늘어난 428만t, 자동차선이 4% 늘어난 152만t으로 집계됐다. 컨테이너선은 2021년과 2022년 31% 17%의 성장률을 보였다가 지난해 4%로 둔화한 뒤 올해는 소폭 성장에 그쳤다.
반면 벌크선은 4% 감소한 4222만t, 탱크선은 2% 감소한 2710만t에 그쳤다. 전체 선단의 절반에 육박하는 벌크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4%대의 하락세를 띠었고 탱크선은 2022년과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한 뒤 새해에는 기저효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지배선대 평균 선령은 13.5년으로 지난해에 비해 0.1년 늘어났다. 전 세계 평균인 15.6년보다는 낮은 편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그리스를 제치고 세계 1위로 도약한 중국은 올해는 4% 늘어난 6234척 3억8561만t을 달성하며 2위와의 격차를 2000만t 이상으로 벌렸다. 선종별로 컨테이너선이 14%, LNG선이 17%, LPG선이 13%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특히 LNG선단은 2020년대 들어 매년 20% 안팎의 두 자릿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는 1% 감소한 4368척 3억6179만t에 머물렀다. 그리스 선주들의 보유 선단은 최근 몇 년간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감소세를 띠었던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LNG선 등 주력 선종이 올해 플러스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3위 일본은 소폭(0.1%) 늘어난 5684척 2억6786만t을 신고했다. 벌크선과 탱크선은 감소한 반면 컨테이너선이 8%의 성장한 것을 비롯해 LNG선 LPG선 자동차선 등 주요 선종이 우상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LPG선은 12% 늘어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4위 싱가포르는 2% 감소한 1998척 1억1294만t, 6위 홍콩은 3% 감소한 1571척 8053만t을 각각 기록했다. 홍콩은 지난 2022년 26%의 고성장을 거두며 독일을 제치고 6위에 오른 뒤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7위 독일은 4% 감소한 1923척 6474만t, 8위 대만은 3% 늘어난 996척 5916만t이었다. KG펀드 붕괴로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는 독일 선단은 2020년의 8405만t에서 4년 새 23% 급감했다.
지난해까지 10위권 밖이었던 아랍에미리트(UAE)는 압도적인 탱크선단을 앞세워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 국가의 지배선단은 978척 4924만t으로, 세계 9위다. 산유국답게 탱크선이 전체의 62%인 3046만t에 이른다. 탱크선 만큼은 세계 5위권에 속한다.
이 밖에 미국은 2% 감소한 975척 4648만t을 기록, 지난해 9위에서 1계단 떨어졌다.
중국, 그리스에 신조선 발주량 크게 앞서
신조 발주량 순위에선 그리스가 418척 3762만t, 중국이 480척 2951만t으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위였던 그리스는 발주량을 무려 2배 이상 늘리며 중국을 2위로 끌어내리고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리스 선주들은 벌크선과 탱크선 신조 주문을 3배 안팎으로 확대했다. 코로나발 해운 호황이 저물자 다시 선단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일본 381척 2569만t, 싱가포르 284척 1818만t, 프랑스 120척 1402만t, 대만 147척 1364만t, 스위스 128척 1189만t, 우리나라 145척, 924만t, 홍콩 85척 896만t, 독일 204척 764만t으로 3~10위를 형성했다. 현존선 규모가 10위권 밖인 프랑스와 스위스가 신조 발주 순위에선 톱10에 포함된 게 눈길을 끈다. 새롭게 톱10에 진입한 독일도 신조선 증강에 나서며 해운력 재건에 나섰다.
선대가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같은 6위를 기록했다. 베셀즈밸류는 우리나라 지배선단 가격을 470억5600만달러(약 63조원)로 평가했다. 지난해의 454억달러에서 4% 올랐다. 선대 가치 순위는 7위까지 지난해와 같다.
일본이 1666억달러, 중국이 1632억달러, 그리스가 1298억달러로, 1~3위에 포진했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4% 7% 오른 반면 그리스는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이 밖에 4위 미국은 3% 상승한 646억달러, 5위 싱가포르는 1% 감소한 546억달러로 평가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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