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남미항로 동·서안 운임이 모두 강세를 이어갔다.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 이슈와 더불어 중국 춘절을 앞두고 물류 수요가 늘어난 게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덴마크 머스크, 독일 하파크로이트 등 주요 선사들의 복합운송 서비스가 활성화하면서 멕시코 등 남미 서안에 물량이 쏠리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파나마운하 통항이 계속 제한되면서 머스크는 기존에 운하를 통과해 미국 동부 지역으로 향하던 화물들을 멕시코에 양하한 후 트럭 운송(트럭킹)을 진행하고 있다.
남미 서안 쪽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선사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주요 선사들의 소석률은 만선을 달성했고, 후순위에 속한 몇몇 선사들은 60~70% 수준에 머물렀다. 동안 쪽도 이와 비슷한 선적 상황을 나타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선사별 서비스에 따라 소석률이 차이를 띤 것 같다”며 “만선을 채운 몇몇 선사들은 선적 이월(롤오버)을 진행할 정도로 안정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발 운임은 14개월 만에 2800달러선을 돌파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월 평균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830달러로 전월보다 325달러 올랐다. 주 단위 운임도 1월 첫째주(5일) 2901달러로 전주 대비 108달러 상승했다. 지난해 운임 최고치인 11월 셋째주의 2812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한국발 운임도 강세였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1월 평균 부산발 남미 동안행 수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월 대비 245달러 오른 3120달러를 기록하며 3000달러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남미 서안행 운임도 268달러 인상된 2239달러로 집계됐다.
전 세계 해운 불황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 논란 속에서도 지난해 중남미항로 물동량은 강세를 보였다. 작년 1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11개월 연속 성장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와 중남미를 오간 해상 물동량은 전년 대비 18.5% 늘어난 217만900TEU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162만3200TEU)에 견줘 33.7% 올랐다. 이 중 수출화물은 22.9% 늘어난 161만8900TEU를, 수입화물은 7.4% 상승한 55만2100TEU를 나타냈다.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지역 상위 5개국의 지난해 전체 물동량 실적도 15.6% 증가한 160만4100TEU를 기록했다. 중남미 지역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는 1년 전보다 23.2% 오른 70만1100TEU를 거뒀다.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3개국도 각각 39만9700TEU(11.7%) 16만7300TEU(31.5%) 12만7700TEU(17.3%)를 내며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다만 브라질은 상위 5개국 중 유일하게 역신장했다. 이 국가와의 교역량은 7.3% 후퇴한 20만8200TEU로 집계됐다.
한편 우려했던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이 1월 중순부터 소폭 완화됐다. 파나마운하청(ACP)은 예상과는 달리 올해 1월16일부터 일일 통항 선박 수를 22척에서 24척으로 늘렸다. 기존 계획에 따르면 파나마운하 통항 선박 수는 1월 20척에서 2월 18척으로 제한을 강화할 예정이었으나, ACP는 저수지 수위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규제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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