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홍해 운항 중단 사태가 지속되면서 북미항로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후티 반군을 피해 수에즈운하 대신 운항 일수가 15일 늘어나는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선박 공급량이 부족해진 탓이다.
여기에 극심한 가뭄으로 파나마운하의 선박 통항이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는 점도 시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운업계는 중국 춘절(설) 연휴를 앞두고 수출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홍해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복 및 박스 부족에 따른 운임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나마운하 통항은 여전히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파나마운하청(ACP)은 현재 22척인 일간 통항 제한 척수를 2월1일부터 완화할 예정이었던 계획을 수량 감소를 이유로 취소했다. 해양진흥공사는 “일일 통항 척수는 여전히 평상 수준의 절반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그쳐 파나마지역의 우기가 도래하는 올 2분기 중순까지는 운항 통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에즈·파나마운하의 통항 차질에 서부를 통한 내륙운송 수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머스크, MSC, OOCL 등의 선사들은 희망봉 우회에 따른 선복 부족에 대응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투입되던 4000~9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북미 동안항로에 전환 배치했다.
지난 한 해 물동량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통관조사회사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해(1~12월) 아시아 10개국발 북미행(북미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1751만TEU에 그쳤다. 1위 선적국인 중국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1007만TEU로 크게 줄었지만 1000만TEU대를 유지했다. 2위 우리나라는 4% 감소한 197만2000TEU, 3위 베트남은 8% 감소한 162만9000TEU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북미수출항로 물동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51만TEU였다. 1위 중국은 15% 증가한 84만7000TEU, 2위 우리나라는 24% 폭증한 18만7000TEU를 기록했다. 3위 베트남은 23% 증가한 15만2000TEU, 4위 싱가포르는 27% 증가한 7만4000TEU로 상위 그룹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선복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안과 동안 운임은 2022년 9월 이후 16개월 만에 각각 4000달러 6000달러를 넘어섰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1월19일자 상하이발 북미 서안과 동안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4320달러 6262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주 3974달러 5813달러와 비교해 서안은 8.8%, 동안은 7.7% 각각 상승했다. 한 달 전인 1819달러 2805달러에 견줘 서안은 2.4배(137.5%), 동안은 2.2배(123.2%) 폭등했다. 서안은 8주 연속, 동안은 6주 연속 운임이 인상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발운임지수(KCCI)는 1월22일 현재 북미 서안행 운임이 전월 1700달러에서 2.2배(123.4%) 인상된 3798달러를 기록했다. 전주 2886달러에 견줘 1000달러 가까이 오르며 6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동안행도 2468달러에서 5440달러로 2.2배(120.4%) 올랐다. 전주 4353달러 대비 25% 급등한 수치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롱비치행 공표 운임은 1월 현재 FEU당 2372~6400달러의 수준을 보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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