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첫 달 한러항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연초 러시아의 긴 연휴로 인해 반출입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해 수출품목이 제한되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스노우 타이어, 난방기기 등 계절성 화물이 줄어든 것도 시황 약세에 영향을 끼쳤다.
작년 12월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수송된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400개로, 전월 대비 약 30% 감소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향한 물동량은 5600TEU, 보스토치니행은 4800TEU로 집계됐다.
당초 기대와 달리 중국의 춘절 전 물량 밀어내기 특수가 실종되며 1월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1월 셋째 주까지 물동량은 주당 약 2500TEU로, 12월보다 100TEU 가량 빠졌다. 작년 1월 주당 3800TEU였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반면 중국발 물량은 강세를 이어가며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동절기 결빙으로 인해 블라디보스토크항과 보스토치니에서 대기가 길어지면서 운항 스케줄은 2~3일 정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일부 선사들은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 등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1월 한러항로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TEU당 650~2000달러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됐다.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등 선복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등이 대안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는 “아직 TSR로의 화물 이관이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선적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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