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와 세계 5위 컨테이너선사가 손을 잡는다.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현지시각으로 17일 새로운 운항동맹(얼라이언스)인 제미니코오퍼레이션(Gemini Cooperation)을 결성해 2025년 2월부터 주요 컨테이너선 항로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선사는 제미니코오퍼레이션의 공동 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290척 340만TEU의 컨테이너선을 배선해 7개 기간항로에서 총 26개의 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아시아-북미 서안 4개, 아시아-북미 동안 5개, 아시아-북유럽 4개, 아시아-지중해 3개, 아시아-중동 1개, 인도·중동-유럽 4개, 대서양 5개다. 아울러 유럽 14개, 중동 4개, 아시아 13개, 미 동안 1개 등 총 32개의 셔틀항로도 제공한다.
머스크에서 60%, 하파크로이트에서 40%의 선복을 배정할 예정으로, 두 선사는 원활한 협력을 위해 전담 운항 조직을 발족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3분기 예비 스케줄을 발표한 뒤 4분기에 전체 스케줄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항하는 항만 수는 85곳에 이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로이즈리스트 보도를 인용해 제미니의 협력 기간이 2025년 2월부터 2028년 1월까지 3년이고 1년 추가 연장 옵션이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월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스위스 MSC와 맺은 2M을 2025년 1월 이후 종료한다고 발표한 뒤 대안을 모색해왔고 세계 5위의 독일 선사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했다.
하파크로이트는 우리나라 HMM,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과 결성한 디얼라이언스(TA)의 계약기간이 2030년 3월까지임에도 세계 2위 선사의 협력 제의를 수락했다. 독일 선사는 2M 해체로 머스크가 동맹에서 빠져 나오는 내년 1월에 TA에서 동반 탈퇴할 계획이다.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는 서비스 품질 강화와 탈탄소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얼라이언스 결성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쌍둥이자리의 협력’이란 뜻의 제미니코오퍼레이션은 출범 이후 선박 정시운항률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머스크는 2040년, 하파크로이트는 2045년에 무탄소를 실현한다는 정책을 수립했다. 두 선사 모두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설정한 2050년보다 앞서 100% 탈탄소에 도달한다는 목표다.
하파크로이트 롤프 하벤 얀센 대표(CEO)는 “머스크와의 협력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을 더욱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운항 효율성 제고와 탈탄소 부문에서도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빈센트 클럭 대표는 “하파크로이트와 협력해 신뢰도를 제고하는 유연한 운항 네트워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합 물류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2017년 4월 출범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3대 얼라이언스 체제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유럽연합(EU)이 올해 4월25일 이후 컨테이너선사 독점금지법 면제(CBER) 규정을 폐지하기로 한 것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간항로엔 ▲세계 1~2위 선사인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가 결성한 2M ▲우리나라 HMM과 일본 ONE, 대만 양밍,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결성한 디얼라이언스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대만 에버그린으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 3개가 활동하고 있다.
이 중 2M은 내년 1월 이후 종료되고 디얼라이언스는 동맹 내에서 가장 많은 선복을 가지고 있던 하파크로이트가 빠져나가면서 이를 대신할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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