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디젤(경유) 가격 인상과 더불어 미국 최대 트럭 운송사인 ‘옐로(Yellow)’ 파산 신청 등의 여파로 한동안 미국 내 육상 운송료가 높아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미 LTL 업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옐로가 지난 7월 말 파산을 신청하고 사업을 중단했다. 무리한 인수합병 등 경영 악화와 계속된 노사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옐로는 지난 2003년 LTL 트럭 운송사인 로드웨이를 약 10억달러에 사들였고, 2005년엔 경쟁사인 USF도 13억7000만달러에 인수하며 과감한 투자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이들의 네트워크를 제대로 통합·관리하지 못하고 되레 비용 증가 부담을 떠안으면서 수익성 개선에 번번이 실패했다.
여기에 미국 최대 트럭운전사노조인 팀스터즈(Teamsters)와 사측인 옐로 간 노사 갈등 장기화에 따라 고객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회사는 재정난 악화 끝에 파산하고 말았다. 회사의 파산 신청으로 약 3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 LTL 운송 공급망에 일시적인 혼란을 야기하게 됐다.
그 결과 올해 3분기(7~9월) 동안 경유 가격이 20% 오르면서 미국의 트럭 운송 비용이 계속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화주들이 계절적 화물 수요와 연료 가격 상승 전망에 따라 운송비와 할증료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가 발표한 미국 전체 3분기 평균 경유 소매 가격은 갤런당 4.3달러로, 전분기(3.9달러) 대비 0.4달러 인상됐다. 미 서부 지역의 3분기 평균 경유가는 5.1달러로 전분기보다 0.5달러 상승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9월 셋째주(18일) 6.2달러를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6달러선을 재돌파했다.
JOC는 북미 화물운송 조사기관인 DAT프레이트&애널리틱스의 자료를 인용해 “7월부터 8월까지 평균 유류할증료가 마일당 8센트에서 52센트로 18.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8월 LTL부문 PPI 4% 상승
연료 가격 상승은 소량트럭화물(LTL) 운송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걸로 파악됐다. 미국 노동통계청이 발표한 8월 장거리 LTL 서비스 부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 대비 4.4%, 장거리 만재 트럭 부문 PPI는 1.2% 각각 올랐다.
미국 미시간 주립 대학 제이슨 밀러 물류학 교수는 “높아진 연료비가 PPI에 반영된 트럭 운송비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됐다”며 “지난해 3월 러·우 전쟁 여파로 LTL PPI가 8.5% 급등한 이래로 가장 큰 상승 폭”이라고 말했다.
옐로의 파산 선언 이후 운송업체의 LTL 비용은 5~15%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덱스프레이트, 피트오하이오, XPO로지스틱스, ABF, 올드도미니언프레이트(ODFL) 등 경쟁 운송업체들이 옐로의 물량을 나눠 가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이들의 늘어난 물량이 LTL 비용 인상을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미국 최대 LTL 운송업체인 페덱스프레이트는 옐로의 일일 배송 물량 5000건을 소화했다. 이는 지난해 옐로가 처리한 일일 평균 배송량(4만9050건)의 약 10%에 이른다. 옐로의 미국 LTL 운송 시장 점유율은 약 7%로 파악된다. 또 다른 LTL 운송업체인 피트오하이오도 “옐로의 물량이 유입되면서 자사의 일일 출하량이 6월부터 9월까지 11% 증가했다”고 전했다.
옐로 파산 이후 XPO로지스틱스는 터미널 확장, 트레일러 추가 도입 등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XPO로지스틱스 알리 파그리 최고전략책임자는 “트레일러 제조를 중심으로 생산 능력 확장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 아칸소에 있는 공장에서 6000대의 트레일러를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옐로의 파산 이후 생산 계획을 7500대 이상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XPO로지스틱스는 지난 18개월 동안 터미널 도어 500개, 트랙터 2000대, 트레일러 8000대를 도입하는 등 시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파그리 책임자는 “기저 수요가 구체적으로 회복되는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 회복세를 보일 때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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