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네옴 옥사곤 프로젝트의 핵심 도전 과제 중 하나는 항만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등 혁신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항만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네옴 전시회에 참석하려고 한국을 방문한 비샬 완추 네옴 옥사곤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해상 부유식 첨단산업단지 ‘옥사곤’은 중동 최대 규모의 물류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옥사곤 내 항만 규모를 키우기 위한 항만 자동화, 물류센터 구축, 신기술 도입 등이 필요한 데, 한국의 혁신 기업들의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옴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정부의 친환경 미래 신도시 계획이다. 전체 면적은 서울의 44배 수준인 2만6500km²이며, 총 투자액은 5000억달러(640조원)에 이른다. 네옴은 ▲선형 신도시 ‘더라인’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고급 섬 리조트 ‘신달라’로 구성된다.
사우디 정부는 네옴 프로젝트 전략이 담긴 비전 2030에서 국제무역과 교통 허브국가 건설, 물류성과지수 세계 25위 도약 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또 리야드 공항 일대에 300만㎡ 규모로 조성된 통합물류특구(SILZ)와 네옴 프로젝트를 연계해 물류 분야에서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구상이다.
완추 CEO는 “옥사곤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업별 추진 단계에 따라 진전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실현 불가능한 요소는 없다”며 “현재 정상 가동 중인 옥사곤 내 네옴항은 약 3개월 전부터 프랑스 선사 CMA CGM이 정기 입항하기로 했고, 그 외 여러 대규모 선사와 접촉하고 있어 향후 네옴항을 찾는 선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완추 CEO는 “옥사곤은 조만간 대규모 준설 공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네옴항은 향후 7~8년간 더라인 등 네옴 프로젝트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 철강, 유리 등 건축 자재 조달을 위한 용도로 집중 활용될 예정”이라며 “유럽,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서 오가는 물자 교역이 사우디의 유일 무역항인 제다항뿐 아니라 네옴항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질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중동 물류 허브로서 옥사곤의 유리한 지리적 이점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설명했다. 완추 CEO는 “옥사곤은 이집트의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운하와 인접해 있고, 유럽·아프리카·걸프협력이사회(GCC)국가같이 다양한 시장과의 접근성이 뛰어나 물동량 창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완추 CEO는 “옥사곤은 2055년까지 900만명이 거주하는 더라인에 상당한 규모의 물자를 공급하는 물류기지 역할을 소화할 것”이라며 “옥사곤의 항만 및 공급망 사업이 경제성 측면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네옴에 따르면 전체 프로젝트 중 옥사곤만 놓고 봐도 2030년까지 9만명의 거주자가 살게 되고, 7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걸로 예상된다.
자체 생산을 통한 현지 조달 사업도 일부 계획하고 있다. 완추 CEO는 “앞으로 더라인은 엘리베이터, 고품질 철강, 유리 등 더 많은 자재를 소비하게 될 것”이라며 “네옴 프로젝트가 첨단·친환경 도시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옥사곤의 현지 생산 전략도 이에 맞춰 매우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글로벌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사곤의 도시 건설 계획에 관해선 한국 기업들의 선진화된 건설 기술들이 활용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완추 CEO는 “올해부터 옥사곤 건설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라며 “1만7000명이 거주할 도시가 기획돼 있으며, 현재 71개 주거동을 포함한 각종 부대시설 건설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에는 최대한 모듈화된 공법을 많이 활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모듈 자체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도시 건설 전반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옥사곤의 상징과도 같은 부유식 구조물 건설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완추 CEO는 부유식 구조물 건축과 관련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비용 효율성과 사업성 측면 등을 검토한 뒤 최적의 기술을 뽑아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사곤이 완성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구조물로 지어지게 된다. 최근 지속가능한 해양 부유 도시는 지구 온난화 등에 따른 해수면 상승 문제의 대안책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일각에선 구조물에 대한 안정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옥사곤 등 네옴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인터넷·신용카드 사용 활성화에 따라 급성장 중인 중동 지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은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완추 CEO는 “현재 옥사곤 프로젝트 관계자 약 3700명이 (옥사곤에) 거주하고 있는데, 생필품 대부분을 이커머스에 의존해 공급받고 있다”며 “드론, 로봇 등을 활용한 라스트 마일 배송과 같은 혁신 기술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고속 인터넷 접속 등 최신식 디지털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될 네옴에선 이커머스의 성장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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