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날 거란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4월 반짝 상승했던 물동량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전전월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또 신규 선사들의 진출로 인해 운임은 하락했다.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5월 하순부터 뒷걸음질 치기 시작해 6월까지도 이어졌다. 5월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수송된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4600개로 전월보다 7.6% 하락했다. 보스토치니항으로 향한 물동량은 7840TEU로 전월 대비 10.4% 하락했고, 블라디보스토크행은 6760TEU로 4%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보스토치니향 물동량은 3월부터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극동 러시아 항만에 신규 선사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7월 중동계 선사가 이 항로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1일부로 블라디보스토크항의 사용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제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의 해운사들이 더욱 활발하게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선사 측은 “새로운 해운 회사들의 유입으로 집화 경쟁이 치열해져 운임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러항로의 6월 운임은 TEU당 1800~27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로 인해 무역 통로가 좁아진 가운데 러시아 인접국을 통한 우회 수출이 강세를 보였다.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등 철도를 이용해 카자흐스탄와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실어 나른 물동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송기계, 철구조물, 자동차부품, 화장품, 건설중장비 위주의 품목들이 주를 이뤘다. 제재 품목에 제외된 중고자동차도 한몫했다. 올해 1~5월 대러 중고 승용차 수출액은 3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85% 급증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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