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27 14:35

한러항로/ 성수기 앞두고 물동량 뒷걸음질 ‘빨간불’

신규 선사 진출 러시…운임 하락 가속화 전망


한러항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날 거란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4월 반짝 상승했던 물동량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전전월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또 신규 선사들의 진출로 인해 운임은 하락했다.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5월 하순부터 뒷걸음질 치기 시작해 6월까지도 이어졌다. 5월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수송된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4600개로 전월보다 7.6% 하락했다. 보스토치니항으로 향한 물동량은 7840TEU로 전월 대비 10.4% 하락했고, 블라디보스토크행은 6760TEU로 4%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보스토치니향 물동량은 3월부터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극동 러시아 항만에 신규 선사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7월 중동계 선사가 이 항로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1일부로 블라디보스토크항의 사용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제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의 해운사들이 더욱 활발하게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선사 측은 “새로운 해운 회사들의 유입으로 집화 경쟁이 치열해져 운임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러항로의 6월 운임은 TEU당 1800~2700달러대를 형성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로 인해 무역 통로가 좁아진 가운데 러시아 인접국을 통한 우회 수출이 강세를 보였다. 관세청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등 철도를 이용해 카자흐스탄와 키르기스스탄 등으로 실어 나른 물동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송기계, 철구조물, 자동차부품, 화장품, 건설중장비 위주의 품목들이 주를 이뤘다. 제재 품목에 제외된 중고자동차도 한몫했다. 올해 1~5월 대러 중고 승용차 수출액은 3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85% 급증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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