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해운 불황에 글로벌 포워딩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포워더들은 올해 1분기 수요 위축과 운임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아 저조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전 세계 포워더 가운데 올해 1분기 최다 매출 실적을 올린 독일 DHL의 물류사업부문인 DHL서플라이체인과 DHL글로벌포워딩은 외형과 이익이 동반 감소한 실적을 나란히 신고했다. 두 사업 부문의 합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5억9100만유로(13조3400억원) 6억1600만유로(86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2% 23.6% 후퇴했다.
다만 개별 실적만 놓고 보면 두 사업 부문은 희비가 교차했다. DHL글로벌포워딩의 매출액은 25.5% 하락한 54억8400만유로(7조6300억원), 영업이익은 35.3% 줄어든 3억8900만유로(5400억원)로 집계됐다. 포워딩·특송 등 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시간 지정 국제특송(TDI) 수요가 5% 감소한 데다 외화환산손실과 유류할증료 인상 등이 발생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운송 수요가 위축되면서 해상·항공 화물 취급량도 감소했다. 해상화물량은 작년 1분기 76만6000TEU에서 올해 1분기 72만9000TEU로 4.8% 후퇴했다. 항공화물량도 작년 50만9000t에서 올 1분기 41만4000t으로 18.7% 하락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DHL서플라이체인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따른 신규 사업 확장과 더불어 기존 장기 고객 유치 등에 힘입어 외형과 이익이 모두 늘어났다. 이 사업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7% 10.7% 증가한 41억700만유로(5조7100억원) 2억2700만유로(3200억원)를 기록했다.
스위스 퀴네앤드나겔도 올 1분기 외형과 이익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역대 최대 영업익을 경신했던 작년 1분기와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퀴네앤드나겔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 떨어진 67억4800만프랑(9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억1200만유로(8800억원) 4억6200만유로(6600억원)으로 45%씩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해상화물 포워딩 매출액은 26억6700만프랑(3조8300억원), 영업이익은 3억4400만프랑(4900억원)를 기록, 각각 45%씩 뒷걸음질쳤다.
항공화물 포워딩사업 매출은 41% 감소한 18억6200만프랑(2조6700억원), 영업이익은 64% 감소한 1억5400만프랑(2200억원)을 각각 거뒀다. 화물취급량은 해상화물이 6% 감소한 98만7000TEU, 항공화물이 17% 감소한 47만5000t이었다. 육송 매출은 3% 감소한 9억5600만프랑(1조3700억원), 영업이익은 73% 증가한 5200만프랑(700억원)으로 분기로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계약물류(CL) 매출은 8% 증가한 12억6300만프랑(1조8100억원), 영업이익은 41% 증가한 6200만프랑(900억원)였다.
덴마크 DSV도 포워딩 화물 취급량과 운임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악화됐다. DSV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0% 25.0% 하락한 46억7200만크로네(5800억원) 32억8700만크로네(410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33.0% 줄어든 409억5400만크로네(5조600억원)에 그쳤다. 다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수송 상품의 다양화와 순수입의 증가로 지난해 10.6%에서 11.4%로 0.8%p(포인트) 올랐다.
부문별로 항공·해상 포워딩사업은 43% 후퇴한 262억1300만크로네(3조2400억원)의 매출액과 31% 감소한 36억2600만크로네(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화물 취급량의 경우 항공물량은 20% 줄어든 32만7712t, 해상화물은 12% 하락한 58만8207TEU였다. 육상운송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0억9400만크로네(1조2500억원), 4억9500만크로네(600억원)로 1%씩 떨어졌다. 보관·물류사업에선 9% 감소한 56억2500만크로네(7000억원)의 매출액과, 31% 감소한 5억4800만크로네(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다.
북미 육상운송 전문 미국계 포워더인 CH로빈슨과 XPO로빈슨도 포워딩 등 전반적인 사업 부진에 울상을 지었다. CH로빈슨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3억400만달러(4조3000억원), 영업이익 1억3400만달러(1700억원), 순이익 1억1500만달러(1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에 견줘 각각 19.7% 26.5% 57.5% 감소했다. 특히 포워딩 사업 부문에선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7억900만달러(9200억원) 1억6800만달러(2200억원)로, 64.0% 82.1% 후퇴했다. 저조한 매출 실적은 주로 화물 수요 감소에 따른 낮은 트럭 적재 가격 등이 영향을 끼쳤다. CH로빈슨의 이번 분기 트럭 적재 선적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XPO로지스틱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7.9% 97.1% 후퇴한 5800만달러(800억원) 1400만달러(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액은 소폭(0.7%) 증가한 19억700만달러(2조4800억원)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LTL 사업의 매출액은 1.2% 늘어난 11억2000만달러(1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8.0% 줄어든 1억300만달러(1300억원)였다. 유럽운송의 경우 매출액은 7억8700만달러(1조300억원)로 전년 같은 시기와 동일했고, 영업이익은 300만달러(40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미국계 주요 물류기업인 UPS도 외형 축소와 이익 감소 등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UPS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액은 6.0% 줄어든 229억2500만달러(29조9100억원)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8% 28.8% 감소한 25억4100만달러(3조3100억원) 18억9500만달러(2조4700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UPS의 물류사업을 담당하는 UPS서플라이체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3억9500만달러(4조4300억원) 2억4700만달러(3200억원)를 기록, 1년 전 같은 시기에 견줘 22.5% 47.8% 역신장했다.
회사 측은 “미국의 1분기 소매 판매 감소와 더불어 아시아 지역 내 수요 약세가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UPS서플라이체인의 경우 시장 운임과 운송 물량 감소 등에 영향을 받아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으나, 의료 사업의 성장으로 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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