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 불황에도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창업 열기가 식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따른 디지털 포워더의 등장과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규모 포워더들이 매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포워더 수는 5055개로 최종 집계됐다. 이로써 물류정책기본법에 따라 등록된 국내 포워딩 업체 수는 현재까지 약 5000개, 관세법에 따라 관세청에 등록된 업체는 약 4000개로 추산된다. 실질적으로 약 1000개의 포워더들은 본인들이 적하목록 신고 전송을 안하는 업체들로 추정할 수 있다.
포워더들의 창업 열풍 배경엔 높은 해상 운임 수준이 한몫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마진도 뛰어 올라 적은 물량을 소화하는 소규모 포워더라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였다. 수요 부진과 운임 하락 등 해운 불황이 심상치 않아 적어도 올해 하반기부턴 포워더 창업 열기가 꺼질거란 전망이 잇따랐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해운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말 기준 908.35달러로 지난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5109달러에 비해 82% 가까이 하락했다.
이 중 올해 1분기 서울 부산 인천 경기도 등 국내 주요 지역에서 영업 중인 포워딩업체 수는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61개 늘어난 4544개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부산, 인천 등 3개 지역은 각각 51개 7개 11개 증가한 2578개사 847개사 532개사로 집계됐다. 반면 경기도는 전년 같은 시기보다 8개 줄어든 587개를 기록했다.
서울시에 신규 개업한 올해 1분기 포워딩업체 수는 34개로 전년 동기 대비 19개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서구가 9곳으로 가장 많았다. 공동 2위 강남구, 영등포구, 종로구, 중구 등 4개 지역은 각각 3곳씩 기록했다. 이 밖에 송파구(2곳), 서초구(2곳), 금천구(2곳) 용산(1곳), 마포구(1곳), 도봉구(1곳), 중랑구(1곳), 성북구(1곳), 동대문구(1곳), 성동구(1곳) 등 10개 지역은 2개 미만으로 집계됐다.
신규 등록 건수는 줄어 들었지만 문을 닫은 업체는 지난해보다 적었다. 자발적으로 폐업하거나 서울시청으로부터 영업자격을 박탈당한 업체(등록취소) 수는 전년 같은 시기보다 11개 줄어든 총 19개사로 기록했다. 이 중 자진 폐업을 신고한 업체 수는 13개 늘어난 19개사로 나타났다.
반면 1분기 등록 취소된 업체는 없었다. 지난해엔 주로 서울시청으로부터 영업자격을 박탈당한 업체(등록취소)가 많았으나, 올해는 등록취소 건수 없이 자진 폐업을 신고한 업체 수는 늘어나는 상반된 양상을 띠었다.
포워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해운 호황을 배경으로 우후죽순 생겼던 소규모 포워더들 중에서 강제 폐업이 늘어난 것 같다”며 “올해 초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외 악재가 계속되면서 내실을 다지지 못한 포워더들이 자진해서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등록 취소 조치는 포워더의 기본 설립 자본금인 3억원을 충족하지 않거나, 1억원 한도를 보장하는 화물배상책임보험이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때 내려진다. 총 3차례의 사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뒤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서울시청이 사업권을 박탈한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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