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6 09:13

문성혁 전장관, 세계해사大 총장 도전…국내 해운업계 지원사격

“유일한 선장·장관 출신 후보자” 여론 우호적


문성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제해사기구(IMO) 산하 전문 교육기관인 세계해사대학(WMU) 총장에 도전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WMU가 진행하는 차기 총장 공모에 지원했다. 

WMU는 지난해 9월부터 신임 총장 공모를 진행 중이다. 현재 120여명의 후보자가 지원한 가운데 WMU 교수진 중에선 문 후보를 포함해 4명 정도가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지원자 중 유일하게 선장 및 장관 출신이어서 현지에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 대신고와 한국해양대 항해과(33기)를 졸업했다. 한국해양대와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았다. 

한국해양대 졸업 후 모교에서 줄곧 후배들을 가르치다 2008년 WMU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해양 인재 양성에 힘써 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2019년 4월부터 3년여간 해수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해 5월9일까지 장관직을 수행한 뒤 스웨덴 말뫼로 돌아가 WMU 교수로 복직했다.

현대상선 일등 항해사와 한국해양대 실습선 선장 등 10여년의 승선 경력도 갖고 있다. 

 



차기 총장은 학교 이사장인 임기택 IMO 사무총장이 조만간 최종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총장 임기는 4년이며 중임할 수 있다. 문 후보가 세계해사대학 총장에 임명될 경우 IMO에 이어 산하 전문 교육기관 수장까지 한국인이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국내 해운업계는 문 전 장관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국해운협회는 임기택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문 후보가 WMU 총장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협회는 서한에서 “문 전 장관은 해운항만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2019년부터 3년간 해수부 장관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행정 관료로서 전문 지식과 실무가 겸비된 인사”라며 “문 장관이 총장이 된다면 세계해사대학이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세계해사대학 한국동문회 김영무 회장도 IMO와 대학에 서한을 보내 “30여년간 해양 교육기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해수부 장관까지 역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WMU 총장 적임자”라고 문 전 장관을 추천하면서 WMU 한국동문회도 국제 해사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WMU는 UN 전문기구인 IMO가 해사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지난 1983년 스웨덴 말뫼에 설립한 대학원 중심의 국제 교육기관이다. 국내 관가와 해운 업·단체에도 100여명의 학교 동문이 활동하고 있다. 임기택 사무총장도 WMU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학교 총장은 공모를 통해 선출하고 이사장은 IMO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맡는다. 현 총장은 2015년 7월 취임한 도미니카와 스위스 이중국적자인 클레오파트라 둠비아헨리(Cleopatra Doumbia-Henry)다. WMU 최초의 여성 수장이자 개발도상국 출신 수장인 그는 오는 6월 말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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