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물류산업의 중요성을 확인한 계기가 된건 코로나19 시대의 큰 성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바다를 주제로 책을 출간한 저자와 전문가들이 재능기부로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모임인 ‘바다 저자·전문가와의 대화’ 100번째 기념특강이 지난 15일 김인현 운영대표(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고려대 CJ 법학관 베리타스홀에서 열렸다.
이날 첫 번째 강의를 맡은 정필수 박사는 ‘격변하는 해운물류산업’을 주제로 해운물류의 현 상황을 설명하고 대책을 제시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 박사는 코로나 대유행(팬데믹)에도 긍적적인 요소 3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방역 체계 완비 ▲비대면사회를 극복할 수 있는 원격 애플리케이션 등장 ▲물류의 발전 등이다.
특히 물류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정치 이슈화될 만큼 중요성이 부각됐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류가 막히자 공급망(supply chain)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가려는 리쇼링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공장을 미국에서 직접 운영하려는 게 바이든의 구상이다. 그는 지난 5월 방한 당시 평택의 삼성전자 공장에 들러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정 박사는 공급망의 문제는 물류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물류가 막혀서 생긴 결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패권주의를 노골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단절 등이 글로벌 경제를 움츠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시절 사상 초유의 호황기를 맞았던 해운도 인플레를 극복하려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동반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 박사는 이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대응해 소비자물가지수처럼 물류 상황을 수치화하는 글로벌물류지수(global logistics index)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는 경제정책의 중심에 물류를 두고 플랫폼을 활용하고 해외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경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 안광헌 대표는 조선시장의 탈탄소 대응 상황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2040년까지 선박 시장에서 디젤 연료는 사라지고 LNG와 메탄올이 주류 연료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높은 비용은 친환경 연료 확산을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운영비용(Opex) 측면에서 봤을 때 디젤유가 100이라면 LNG는 이보다 높고 메탄올은 180, 암모니아는 257에 이른다. 설비투자 자본비용(Capex)의 경우 LNG 173, 메탄올 163, 암모니아 193 수준이다. 소형 선박은 비용 문제로 전기를 연료로 쓰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윤 대표는 친환경 선박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LNG추진선박은 이미 여러 척이 운항 중이고, 메탄올 선박은 연말까지 40척이 발주될 예정이다.
암모니아추진 선박은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쉬핑(EPS)이 지난 7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현대중공업과 계약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신조선은 2025년 인도될 예정이다.
이날 오프라인 30명, 온라인 90명 등 총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진행한 바다 저자 모임은 100강을 모두 참석한 김인현 교수와 씨마스터 이석행 대표, 도서출판 귀거래사 김연빈 대표, 고려종합운송 권오인 대표, 한국해양진흥공사 이상석 차장 들에게 개근상을 전달했다. 아울러 손동우 항해사 최덕림 고문, 이상석 차장 등 10명에게 100강 이수증을 발급했다.
해양수산부 조승환 장관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종덕 원장, 유창근 전 현대상선 사장 등이 축사를 전했다. 조승환 장관은 자신도 이 모임의 핵심회원이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을 통한 모임의 효과가 높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다저자와의 대화는 코로나로 대면 모임을 못하자 2020년 9월 온라인으로 바다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통섭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고자 결성된 재능기부모임이다. 모임에서 발표된 자료는 책으로도 출간돼 해양업계의 호응을 얻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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