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불황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에도 국내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폭이 계속 둔화되면서 해운 시황 개선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공급망 회복 추세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국내 주요항의 물동량 실적은 선사들의 선박 스케줄 조정에 따라 매달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부산항은 8월 한 달간 수출입 물량 강세에 힘입어 국내 주요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여수·광양항은 6개월 연속 물동량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7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던 중국 특화 항만인 인천항과 평택항도 고작 한 달 만에 다시 교역량 감소를 맛봤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후퇴한 241만835TEU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241만7093TEU)과 견줘 0.3% 감소했다. 이 중 수출입과 환적 물량은 희비가 교차했다. 수출입 화물은 0.3% 증가한 137만3290TEU를 기록했다. 수입과 수출은 각각 0.5% 0.1% 오른 70만384TEU 67만2906TEU로 집계됐다. 반면 환적은 4.3% 감소한 101만6330TEU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우리나라와 극동아시아(일본 포함)를 오간 물동량은 127만8986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4.5% 후퇴했다. 다만 극동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은 9.9% 오른 26만TEU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교역 물량이 두 번째로 많은 북미항로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와 북미 지역을 오간 물동량은 1.4% 줄어든 36만804TEU로 집계됐다. 이어 ▲동남아 28만9317TEU(-0.7%) ▲유럽 11만3833TEU(-17.8%) ▲중미 10만2423TEU(47.9%) ▲남미 9만5183TEU(20.0%) ▲대양주 4만9148TEU(26.0%) ▲중동 4만4182TEU(-14.6%) ▲서남아 3만8016TEU(-4.2%) ▲아프리카 1만7610TEU(1.4%) 순이었다.
항만별로 부산항은 6개월 만에 물동량 반등에 성공했다. 공급망 회복에 따른 적체 완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항만 내 물동량 점유율도 전달보다 0.1%p(포인트) 오른 76.9%로 집계됐다. 부산항은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185만5013TEU를 처리했다. 이 중 수출입 물량은 86만2164TEU로 7.1% 늘어난 반면 환적 화물은 99만2629TEU로 3.9% 후퇴했다.
지난달 7개월 만에 물동량 플러스 성장을 일궜던 인천항은 이달 들어 다시 후진 행보를 보였다. 이 항만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4.7% 줄어든 26만3863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물량(25만7650TEU)은 5.6% 후퇴했지만, 환적 화물(5981TEU)은 93.9% 증가했다.
인천항만공사(IPA) 측은 “하반기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스테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소비위축,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동남아 국가와의 교역 성장세, 인천항의 지리적 이점 등을 활용해 올해 물동량 목표 335만TEU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IPA는 하반기 인천항과 동남아를 잇는 신규 컨테이너 항로 3개를 추가 개설하면서 물동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광양항도 6개월 연속 물동량 감소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내내 부정기선 컨테이너 서비스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경기 침체 등 어려운 대외 여건에 물동량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이 항만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4.4% 줄어든 14만6295TEU를 기록했다. 수출입과 환적 물량은 각각 13만878TEU 1만4385TEU로 11.1% 36.8% 후퇴했다.
평택항과 울산항은 환적 물량 강세에도 수출입을 포함한 전체 물동량은 부진했다. 중국 특화 국내 항만 중 하나인 평택·당진항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2.2% 줄어든 7만2854TEU를 처리했다. 이 항만의 환적 화물은 1298TEU로 약 2.3배(123.6%) 늘어났으나, 수출입 물량은 7만1556TEU로 13.1% 줄어들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측은 “선사들의 기항 선박 중 일부가 기존보다 작은 선박으로 대체돼 중국(-5.2%) 베트남(-6.8%) 등 주요 교역국과의 수출입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체 물동량 부진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울산항의 전체 물동량도 전년 동기 대비 15.8% 후퇴한 3만3804TEU로 집계됐다. 수출입 물량은 17.4% 하락한 3만2868TEU를 기록한 반면 환적은 2.7배(164.4%) 오른 936TEU였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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