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는 중국 춘절(설) 이후 운임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소폭 조정되는 수준에 그쳤다. 춘절 이후 운임은 4주 연속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7000달러대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월18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652달러를 기록, 전월 7797달러에서 2% 떨어졌다. 지중해도 TEU당 한 달 전 7520달러에서 1.4% 하락한 7416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4281달러 4252달러와 비교하면 79% 74% 각각 상승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공표 운임은 2월 현재 TEU당 7600~9200달러를 나타냈다.
일부 화주들은 운임 하락을 예상해 선적 날짜를 춘절 이후로 늦췄지만 여전히 선복 수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극심해진 항만 적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 주요 항만에서는 트럭 운전기사 부족과 파업 여파로 생산성이 크게 저하됐다. 대부분 선사는 유럽항로에서 100%의 화물적재율(소석률)을 일궜다. 선사 관계자는 “선복이 부족해 3월 중순 이후에야 선적(부킹)이 가능할 정도”라며 “스케줄이 계속 지연되면서 부산항 결편이 월 2회 정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선복난과 고운임에 유럽계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은 자가수송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유니서브 리프라인 등은 5000TEU급 이하 선박을 빌려 중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을 연결하는 신규 서비스를 최근 개시했다.
물동량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시아 16개국에서 유럽 53개국으로 수송된 컨테이너는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한 142만2000TEU를 기록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동북 아시아 화물이 늘면서 수송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중국에서 실린 화물은 4.7% 증가한 108만2000TEU로 집계됐다. 동북아시아발 화물은 3.8% 증가한 15만3300TEU를 보였다. 동남아시아발 화물 역시 1.4% 늘어난 18만6000TEU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우크라이나 간 연간 교역 규모는 9억달러로 교역 대상국 68위에 불과하다. 승용차 아연도강판 화장품 합성수지 등이 우크라이나 수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다만 양국의 갈등이 심화돼 에너지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기업들의 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예상했다. 더불어 현지 생산법인의 부품 조달과 루블화 약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내수시장 침체에 따른 매출액 감소, 물류난 등의 피해를 전망하며 전반적인 투자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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